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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500억원 규모 무인차량 도입사업, 한화에어로-현대로템 경쟁

육군·해병대서 운용 예정…수색·후송·정찰 등 전천후 임무 수행
현대로템, 軍 2년간 시범운용 vs 한화, 美 해병대 성능시험 거쳐

[파이낸셜뉴스]
軍, 500억원 규모 무인차량 도입사업, 한화에어로-현대로템 경쟁
2023년 6월 2일 오전 경기도 양주시 가납리비행장에서 열린 '2023 아미 타이거(Army TIGER) 드론봇 페스티벌'에서 25사단 장병들이 다목적무인차량을 이용한 부상자 후송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방위사업청은 최근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다목적무인차량 구매사업' 입찰을 공고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방사청에 따르면 오는 11일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참가 업체들에 제안요청서를 배부할 계획이며, 입찰 등록은 다음 달 2일 마감된다.

다목적 무인차량 국내 구매사업은 496억원 규모의 예산으로 육군과 해병대에서 운용할 다목적 무인차량을 획득하는 미래 전장환경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사업이다.

관련 사업은 우리 국군에서의 운용 실적이 향후 수출 교두보가 된다는 평가를 받는만큼 오랜 기간 관련 기술을 개발해 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병력 자원이 갈수록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무인 전투체계 도입이 확대되고 있어 이번 구매사업 이후에도 공용 플랫폼으로 다양한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확장성과 경제성을 지녀 미래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목적 무인차량은 장병들이 직접 투입되기 어려운 열악한 전장환경에서 수색, 감시정찰, 물자·환자 후송, 폭발물 처리 등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 무기체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와 현대로템은 지난 2020년 방사청의 다목적 무인차량 신속획득 시범사업 당시 운용 실적을 쌓기 위해 양사 모두 가격을 '0원'으로 써내기도 했다. 결국 평가에서 동점을 기록하고 가위바위보를 통한 추첨 방식으로 현대로템이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무인차량은 지난해 12월 미국 하와이 해병대 훈련장에서 해외 비교 성능시험(FCT)을 시행하며 성능을 인정받았다. FCT는 미 국방부가 전 세계 동맹국 방산기업이 가진 우수 기술을 평가하고 미군이 추진하는 개발·획득 사업으로 연계하기 위한 시험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법인은 향후 미 육군의 무인차량(S-MET) 사업에도 도전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군 신속획득 시범사업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국내 다양한 지형에서 2년 이상 실제 운용돼 군의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개선을 거듭해 온 만큼 국방력 강화에 가장 최적화된 무인차량 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이미 시범사업을 통해 우리 군에서 실제 무인차량을 운용해본 경험이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는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미국에서 인정받은 만큼 무인차량의 기술적, 성능적 측면에서 자신 있다"며 "이번 사업에 당연히 참여한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공정한 사업을 위해 지난해 11월 적합한 평가방안에 대한 별도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이에 따라 이번 구매사업은 최저가를 써낸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 장비로 선정된 기종에 대해 협상과 시험평가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낙찰 업체를 선정하는 '종합평가'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해당 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양사간 수주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