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페이의 앤트그룹, 외국 지불 수단 사용 시범구 출범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그룹이 8일 베이징시 차오양구의 대형 쇼핑몰 란써강완(솔라나)에서 '외국인 소비 친화형 상권 건설 공동 출범식'을 갖고 있다. 베이징=이석우특파원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한국의 카카오·네이버·토스페이 등 외국의 11가지 결제 수단은 중국 전역에 알리페이(즈푸바오)를 사용하는 곳이면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합니다"
모바일 결제수단인 알리페이(즈푸바오)를 운영하는 앤트그룹의 리슈오 알리페이 크로스보더 총괄매니저는 8일 이렇게 말하면서 "외국인들의 중국 내 결제 편의를 위해 협력 대상을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리 매니저는 "중국 내 알리페이를 사용하는 상점은 대략 8000만 곳이 넘는데, 이들 상점에서 이들 외국의 11가지 결제 수단이 다 사용이 가능하다"면서 "이들 외에도 택시 등 교통 수단, 철도역과 공항 등에서도 외국의 지불 수단을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사용처를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앤트그룹은 이날 베이징시 차오양구의 대형 쇼핑몰 란써강완(솔라나)에서 란써강완 운영사측과 '외국인 소비 친화형 상권 건설 공동 출범식'을 가졌다. 란써강완을 행정당국의 지원 아래 외국 지불 수단의 사용 시범구로 지정한 것이다.
외국인들은 중국내 은행 계좌가 없으면 중국의 모바일 결제 수단을 쓸 수 없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앤트그룹이 외국의 모바일 결제 수단과 국제카드 등의 운영사들과 협력 네트워크의 구축을 통해 알리페이를 쓰는 곳에서는 이들 11개 외국 결제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11개 외국 결제 수단의 사용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란써강완 내에 있는 상점과 음식점, 영화관, 스포츠센터 등에 일하는 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진행한다. 앤트그룹과 업무 협약을 맺은 11개 외국 결제 수단이 중국 현지에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외국인의 중국내 결제 곤란 확인한 중국 당국, 알리페이 등을 통해 보완 조치에 박차
8일 베이징시 차오양구의 대형 쇼핑몰 란써강완(솔라나)에서 열린 '외국인 소비 친화형 상권 건설 공동 출범식'에 참석한 앤트그룹과 중국 금융당국의 당국자들이 대형 화면에 시범구 출범 기념 버튼을 누르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장잉(왼쪽에서 다섯번째) 베이징시 지방금융관리국 부국장 등 해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베이징=이석우특파원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 국가외환관리국, 지역 행정기관인 차오양구 등이 시범구 확대 등 이들 해외 결제 수단의 사용 확대를 지원하고 나섰다. 출범식에도 장잉 베이징시 지방금융관리국 부국장, 왕야 중국은행 베이징 지역 부총재 등 해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중국 당국도 외국인들이 중국에 와서 겪는 결제 곤란 등 경제활동의 어려움 해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 관광객 유치 확대와 이들의 지갑을 더 열기 위해서는 이 것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다. 너무 앞서 나간 중국의 핀테크가 외국인들에게는 어려움을 끼치고 중국방문을 기피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보완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 국무원은 지난 3월 7일 '결제 서비스 최적화 및 편의성 제고에 관한 의견'을 내고 중국 내 결제 편의성 개선 방침을 밝혔다. 이를 위해 외국인을 위한 모바일 결제 편의성을 개선하고, 주요 관광지와 호텔, 식당 등에서는 현금 결제도 가능할 수 있도록 해당 업체들을 계도하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최근 해외 은행카드 취급 가맹점을 늘리기 위해 주요 글로벌 카드사와 협의해 거래 수수료율 인하를 추진 중이다. 이는 외국인의 결제 편의성을 높여 외국인들의 유입과 중국 내 소비를 촉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중국에 와서 겪는 첫 번째 난관이 현금이나 카드가 특정한 곳을 제외하고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는 점에 중국 당국이 주목하고 개선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셈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현금과 카드 사용을 건너뛰어 핸드폰을 이용한 중국식 모바일 결제 수단만 사용하고 있어 외국인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불편할 뿐아니라 외국인들은 경제 활동을 거의 할 수 가 없다. 이런 문제점에 주목해 중국 정부도 외국 방문객들의 결제 방식을 보완해 나가려고 하는 것이다. 여기에 앤트그룹이 발 빠르게 외국의 금융기관들과 협력해서 외국 결제 수단의 사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카카오·네이버·토스페이 등 알리페이 플러스 통해 중국 사용 급증
이날 앤트그룹 관계자는 "3월 기준 알리페이 플러스를 통한 카카오·네이버·토스페이의 중국 내 결제액이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용자 수나 결제 건수, 결제액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알리페이 플러스는 앤트그룹 산하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의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로, 카카오·네이버·토스페이를 비롯한 약 25개 글로벌 결제 플랫폼과 은행앱을 연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내에서 직접 사용이 가능한 글로벌 플랫폼은 11곳이다. 카카오·네이버·토스페이 이용자는 중국에서 알리페이 같은 현지 간편결제 앱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한국에서처럼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다.
앤트그룹은 알리페이플러스의 협력 대상을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8일 출범식에도 파키스탄 모바일결제 플랫폼인 나야페이대표이자 창업자인 대니쉬 라카니가 나와 협력 사실을 직접 발표했다.
알리페이플러스에는 비자, 마스터카드, JCB, 다이너스 클럽 인터내셔널 등 5개 해외 카드사와도 들어와 있다. 이들 해외 결제 카드를 알리페이 앱에 연동시켜 쇼핑, 식사, 숙박, 택시 호출 등 다양한 소비 환경에서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쉐훙옌 앤트그룹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총괄 책임자는 "원활한 결제는 여행과 광범위한 문화 및 경제 교류에 필수적"이라면서 "외국인 소비 친화적인 상권 구축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앤트그룹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약 200개 국가 및 지역의 외국인이 국제 결제카드를 알리페이 앱에 연동시켜 중국 현지에서 결제했다. 국적 별로는 한국, 싱가포르, 미국, 일본, 태국, 독일, 호주 순으로 사용이 많았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