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여성 임금근로자 1000만 시대… 성별 임금격차 31.2% 'OECD국 최악'

28만2000명 늘어 사상 최대치
상용·일용직, 남성 비중 높지만
임시직은 10명 중 6명이 여성

우리나라 여성 임금근로자가 1000만명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지만, 남녀 임금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였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임금근로자는 997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28만2000명 늘었다. 이는 196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수준이다. 60년 전과 비교해 17.4배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45.7%로 역대 최고였다. 여성 근로자 10명 중 7명(68.7%·685만3000명)은 상용근로자였다. 이어 임시근로자(280만3000명) 28.1%, 일용근로자(32만명) 3.2% 등으로 나타났다.

임시근로자는 여성 비중이 60.7%로 남성보다 많았고 상용근로자 42.4%, 일용근로자 30.7%였다. 지난해 여성 임금근로자를 포함해 전체 여성 취업자는 1246만4000명으로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비중도 43.9%로 역대 최고다.

지난해 남성 취업자와 임금금로자는 각각 1595만2000명, 1185만2000명 등이다. 수치는 역대 최대였지만 비중은 여성과 반대로 역대 가장 낮았다.

여성 근로자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남녀 임금격차는 상당한 수준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간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이행보고서 2024'에 따르면 한국 성별 임금격차는 2022년 기준 31.2%로 OECD 35개 회원국 중 1위였다. 이는 OECD 평균(12.1%)과 비교하면 2.6배로, 30% 이상 벌어진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2위 이스라엘의 임금격차가 25.4%이고 다음으로 일본이 21.3%, 미국은 17.0%에 그쳤다. 임금격차 비율이 낮은 국가는 노르웨이(4.5%), 덴마크(5.6%), 이탈리아(5.7%) 등이며 콜롬비아가 1.9%로 최저를 기록했다. 이 같은 남녀 임금격차에 대해 남성은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가 짧아서'라는 의견이 많았고, 여성들은 '성차별이 누적돼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8월 만 19∼59세 임금근로자 150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성별 임금격차 발생 원인(복수응답)에 대해 남성은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때문에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가 남성보다 짧아서(39.6%)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여성들이 기업 내에서 임금을 더 받을 수 있는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해서(30.7%),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비정규직에 여성이 많아서(25.4%), 기업 내 채용·승진·배치 등에서 성차별이 누적돼 왔기 때문에(22.4%) 등 순이었다.

반면 여성은 '기업 내 채용·승진·배치 등에서 성차별이 누적돼 왔다'(54.7%)를 첫 순위에 올렸다. 이어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때문에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가 남성보다 짧아서(51.4%),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비정규직에 여성이 많아서(28.7%), 음식점·돌봄 서비스 등 여성이 많은 직종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아서(25.0%) 등으로 조사됐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