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시진핑-마잉주 회담에… 대만 "유감"

대륙위 "민주수호 의지 전달안해"

시진핑-마잉주 회담에… 대만 "유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의 회동은 미일 정상회담과 같은 날에 이뤄졌다. 시 주석과 마 전 총통이 만난 것은 마 전 총통이 현직 시절이던 지난 2015년 11월 7일 이후 8년여만이다. 신화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대만 당국이 지난 10일 이뤄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전 대만 총통간 회동과 관련, 마 전 총통이 회담에서 주권 및 민주체제 수호 의지를 밝히지 않았다며 유감을 밝혔다.

대만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대륙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양안의 차이는 언어와 문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 체제와 생활 방식에 있다"면서 "마잉주는 시진핑과의 회동에서 중화민국 주권과 민주자유체제를 단호하게 수호하려는 대만 인민의 의지와 대만 사회의 기대를 (중국 측에) 전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대륙위는 이어 "양안 평화와 안정의 현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대만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면서 "중국 당국이 대만 주류의 민의를 존중하고, '양안불종속'이라는 객관적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만 외교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 당국은 이번 회동에서 대만 문제에 관한 입장을 밝혔는데 이는 '92 공식'으로 '하나의 중국'을 실현하려 하고, 대만의 주권을 소멸하려는 야심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92 공식'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내용을 골자로 한 1992년의 중국과 당시 대만의 국민당 정부 사이의 구두 합의다.

대만 외교부는 "중국이 진정 선의를 보이려 한다면 대만을 겨냥한 각종 위협 행보를 즉각 중단하고 대만 주류 민의를 직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시 주석은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 전 총통과 대만 대표단 일행을 접견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양안의 체제가 다르다고 해서 양안이 같은 나라와 민족에 속한다는 객관적인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라며 "그 어떤 외세의 간섭도 가족과 조국의 재결합이라는 역사적 대세를 막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마 전 총통도 대만 독립 반대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같이 했다.

jun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