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교류 확대 등 합의, 김정은 방중 조율 주목
최룡해(왼쪽)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1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중국의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겸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악수를 나누며 영접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의 공식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겸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11일 평양을 방문해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담을 가졌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북한을 방문한 중국 최고위급 인사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 등 북중 관계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여러 측면에서 미지근한 관계였던 두 나라가 올 우호의 해 행사 등을 계기로 보다 밀접한 관계로 접근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이다.
이날 회담에서 중국과 북한의 두 입법기관 수장은 ''조중 우호의 해''를 계기로 양국, 양당(중국공산당과 조선노동당) 관계를 발전시키고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역시 두 사람은 각각 중국 공산당과 조선노동당의 정치국 상무위원회 상무위원이다.
이날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11일 사흘간의 일정으로 북한 방문을 시작한 자오 위원장은 회담에서 "중국은 북한과 함께 양당 최고지도자의 중요한 합의를 이행하고, '조중 우호의 해' 행사를 계기로 고위층 교류를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상호 이익 협력을 심화하며, 인문 교류를 촉진하며,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중조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오 위원장의 방문은 표면적으로는 북·중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조중(북중) 우호(친선)의 해' 개막식 행사 등에 참석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 등에 대한 조율도 주요한 의제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북중 관계 발전은 중국의 확고부동의 전략적 입장
그는 이날 중국공산당 대표 겸 중국의 입법 기관의 수장 자격으로 북한을 찾았다. 카운터파트인 최룡해 역시 북한 노동당 정치국 상임위원이자 입법기관의 수장자격으로 그를 맞았다.
이날 회담에서 자오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북한과 중국의 전통적 우호협력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며 양국 관계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확고불변한 전략 방침이라고 시진핑 총서기가 거듭 강조해 왔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북중의 전통적 우의는 양당의 역대 지도자들이 직접 만들고 정성껏 키워온 것이라고 역사적 유대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룡해 위원장은 "피로 맺어진 북·중 우의는 역사와 뿌리가 깊어 양국 공동의 소중한 유산이자 자산"이라면서 "김정은 총서기와 시진핑 총서기의 전략적 인도에 따라 북중 우호관계가 새 시대로 접어들면서 양국 관계의 생명력과 견고함이 흔들리지 않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 위원장은 북한은 중국 측과 협력하여 양당 최고지도자가 인도하는 방향에 따라 수교 75주년 및 '조중우호의 해'를 계기로 북중 전통우의를 계승 발전시키고, 각 분야의 교류협력을 심화시켜 북중 우호협력관계를 부단히 발전시킬 것을 희망한다고 조응했다.
북중, 수교 75주년 등 '조중우호의 해'를 맞아 각 분야의 교류협력 심화에 합의
평양 시민들이 11일 평양 순안공안에 도착한 자오러지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환영하면서 북한 국기와 중국 오성홍기를 함께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회담 후 두 사람은 북중 외교비자 면제, 경전 번역 출판, 세관 검역, 라디오 방송, 우편 특송 등 분야별 협력 문서에 서명한 뒤 중국 당정 대표단을 위한 환영 연회에 참석했다.
이날 북한 측에서는 승정규 문화상, 문성혁 국제부 부부장, 박명호 외무성 부상, 류은해 대외경제성 부상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중국 측에서는 미리 도착해 있던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조중(북중) 친선의 해' 개막식 합동공연에 참가할 밍원쥔 문화 및 관광부 예술국 국장과 스쩌이 국제교류협조국 부국장이 인솔하는 중국 예술단은 이 6일과 9일 평양에 도착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