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형 비대위로 전당대회 실시 vs
쇄신 과제 수행할 혁신형 비대위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긴급 투표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4.10. suncho21@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22대 총선 참패로 막을 내리면서 국민의힘은 다시 한번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현재 지도부 공백을 메우기 위한 예상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새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해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는 방안과 또다시 비대위를 구성하는 방안이다.
1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재옥 원내대표는 오는 15일 4선 이상 22대 총선 당선인을 대상으로 중진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중진들은 당 수습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당일에 결론이 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당분간 당대표 권한대행으로서 의견 수렴에 나선 뒤 당선자 총회를 열 계획이다.
국민의힘이 지도부 공백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거론되는 시나리오 중 하나는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실무형 비대위를 꾸리는 방안이다.
지난 2016년에도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은 총선 참패 직후인 5월 정진석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한 뒤 같은해 8월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이정현 대표를 선출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분당갑 수성에 성공한 안철수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에 힘을 싣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비대위가 몇번째인가, 더이상 비대위는 아니다"라며 "당선자 총회를 열어, 당의 총의를 모아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당대표는 비대위원장 같은 임명직이 아닌 선출직인 만큼 강력한 권한을 부여받아 당을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권 경쟁이 과열될 경우 당이 분열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지난 2016년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는 이정현 후보로 대표되는 친박계와 주호영 후보를 비롯한 비박계가 서로를 향한 과격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계파 갈등이 부각됐다.
특히 이번 총선 참패 원인으로 수직적 당정 관계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라 조기 전당대회를 치를 경우 당정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권 주자로 물망에 오른 이들 중 친윤계 권선동 의원과 당정관계 재정립을 말해온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과의 대립이 예상된다.
이에 또다시 비대위를 꾸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당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실무형이 아닌 당의 쇄신을 두루 논의할 '혁신형 비대위'를 꾸리자는 주장이다. 이 경우 전당대회 개최 시기는 불투명해진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 참패 이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이같은 혁신형 비대위로 운영됐다. 당시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에서 미래통합당은 4.15 총선이 끝난 지 13일 만에 김종인 비대위 임명안을 가결했다.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이 탄생한 것도 약 6개월 동안 지속된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런 혼란의 상황에서 비대위원장에 선뜻 지원할 인물이 있겠냐는 의문이 나온다. 총선 이후 꾸려진 비대위의 권한은 불분명하지만 쇄신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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