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논의 더딘 노동개혁
대안 내더라도 국회 넘기 어려워
연금개혁 특위 아예 새로 꾸릴수도
'늘봄' 교사 업무과중 목소리 커져
22대 총선에서 야권이 과반 이상 의석을 가져가면서 참패한 집권여당의 의료개혁 정책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그동안 강조해왔던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 추진에도 일정 부분 난항이 예상된다. 14일 여권에 따르면 정부가 의료개혁의 '첫 단추'로 꼽은 건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이다. 하지만 과도한 증원이라고 주장해온 야권이 차기 국회에서 189석이나 차지하면서 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공을 들여왔던 3대 개혁도 핵심은 입법사안인 만큼 험로가 예정돼 있다.
우선 노동개혁은 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공이 넘겨졌지만, 아직까지 첫 회의 일정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양대노총 중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만 경사노위에 참여 중인데, 공무원·교원 노조 전임자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제)를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다.
경사노위에 따르면 타임오프제는 면제심의위 구성 의견차를 좁히면서 조만간 회의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다만 근로시간제 개편과 유연근로제 등 숱한 과제들을 논의하면서도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주69시간 근로 논란을 겪으며 주도권을 잃은 상태라 경사노위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사노위에서 결론을 내고 대안을 마련한다고 해도 결국 야권을 설득,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는 만큼 야권과 함께 경사노위 대안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연금개혁은 아예 국회에 조율 과정이 온전히 맡겨진 상태라 최종 합의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인상 등의 경우 국민정서상 매우 민감한 부분인 만큼 여야 합의를 비롯, 여론을 설득하는 과정도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현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산하의 공론화위가 '보험료율 12% 인상·소득대체율 40% 유지'와 '보험료율 13% 인상·소득대체율 50%로 인상' 등 2개의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을 도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달까지인 현 국회 임기 전에 최종적인 개혁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야권이 비대해진 만큼 새 국회가 출범하면 다시 연금특위를 꾸려 다시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금개혁 논의 과정에서 정부·여당은 국민연금 재정안정에 주안점을 둔 반면 야권은 소득보장을 더 넓히는 데 방점을 찍었던 만큼 새 국회에서 야권이 소득대체율을 더 늘리는 개혁안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개혁은 올해 본격 시행되는 늘봄학교와 각 지역 산업 특성에 맞는 특성화고등학교 설립에 대해 야권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좌초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일부 속도조절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늘봄학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초등학교 교사의 업무부담 가중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야권이 이를 가져다 빠른 시행보다는 교사들의 요구를 반영하라는 요구를 제기할 수 있다. 늘봄학교 제도화를 위해선 법 제정이 필요한 만큼 정부로선 거대야당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다. 이 경우 올해 전국 초등학교 1학년, 내년 2학년, 내후년 전체 학년 대상 시행이라는 애초 계획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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