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에 분주해진 정부
유가 100弗·환율1400원 가시권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중동 위기 고조와 관련, "향후 사태 전개양상 등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도 커질 수 있다"며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매일 가동해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24시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중동사태 동향을 점검하기 위해 대외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상황별 대응계획 재점검과 함께 필요시 적기에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외경제점검회의에는 기획재정부 1·2차관, 차관보, 예산실장, 세제실장, 국제경제관리관, 재정관리관 등 기재부 주요 간부들이 참석했다. 최 부총리는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경우 정부의 필요한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 따른 실물경제 동향 점검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서울에서 최남호 2차관 주재로 에너지, 공급망, 수출 등과 관련한 긴급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란을 통해 수입하는 원유 수급상황에 변화가 없는지 점검하고, 국내 수출기업들의 해상 물류·운송 등에 차질은 없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던 이란은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순항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습을 했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전면 공격한 것은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최초라는 점에서 중동 전역에서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중동 지역 위기 고조에 따라 강달러와 고유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다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12일 전주 대비 22.6원 상승한 1375.4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며, 주간 상승 폭 역시 지난 1월 19일(25.5원) 이후 가장 컸다.
국제유가는 일찌감치 오름세다. 이란의 보복공격이 임박한 지난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92.18달러까지 치솟았다가 0.71달러(0.8%) 오른 90.45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가 92달러를 웃돈 것은 5개월여 만이다.
배럴당 90달러 선에 육박한 국제유가가 더 오르면 '중동산 오일'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거시경제는 직격탄을 맞는다. 특히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정책당국의 거시경제 운용 기조도 다시 가다듬을 필요성이 있다. 당초 정부는 배럴당 81달러(두바이유)를 기준으로, 연간 경제정책 방향을 마련한 바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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