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尹 정권 쇄신 바로미터" 압박
與는 반대 고수하기 상당한 부담
당선인 중심 전향적 목소리 커져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범야권이 22대 총선 대승을 발판 삼아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 통과를 벼르고 있다. 22대 국회 개원을 기다릴 것 없이 오는 5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인데 여권도 마냥 반대하기 곤란한 분위기다. 총선 참패로 민심의 심판을 받은 마당에 특검법 반대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4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채 상병 특검법은 총선을 통해 드러난 민심을 윤석열 정권이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즉각 특검법을 수용하고 진상 규명에 협조하라”고 말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9월 민주당 주도로 발의됐다. 지난해 7월 수해 실종자 수색 중 숨진 채 상병 사건 수사 과정에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진상 규명하자는 내용이다.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특검법은 지난 3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자신들이 압승한 배경에는 윤 정권 실정을 심판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담겨 있다며 5월 임시국회에서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박 대변인은 “채 상병 사망과 그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은 지난 2년 윤 정권의 총체적 부실과 무도함을 드러낸 사건”이라며 “홍익표 원내대표는 내달 2일께 본회의 처리를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곧 국회를 통과할 특검법에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국민은 단호하게 윤 대통령을 거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2대 국회에서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도 조속한 특검법 처리를 압박하고 나섰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은 보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새로 거듭나려고 노력하는지, 아니면 우선 소나기나 피하고 보자는 ‘꼼수’인지를 말이다”라며 “채 상병 특검법은 참과 거짓을 가르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국혁신당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채 상병 특검법 처리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커지길 바란다”며 “제1당인 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통과를 주도해 주시길 바란다. 조국혁신당도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야권이 무리한 특검법 발의를 남발한다며 반대해 온 여당은 딜레마에 빠진 분위기다. 총선 참패로 인해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당 차원 입장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당선인 중에서는 특검법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분출되고 있다.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 당선된 안철수 의원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채 상병 특검법 본회의 표결 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김재섭 당선인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여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토론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사퇴로 리더십에 공백이 생긴 만큼 국민의힘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4선 이상 중진 당선인 모임과 16일 당선자 총회 등을 통해 총의를 모은 후 관련 의견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총선 과정에서 채 상병 사건, 특히 이종섭 전 호주대사(의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민심이 상당히 분노했다. 이 내용에 대한 것을 정확하게 진상 규명하라는 민의가 (총선 결과에) 반영됐다고 보기 때문에 국민의힘도 이런 민의를 저버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압박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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