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부, 삼성전자에 반도체 보조금 64억달러 지원 발표
인텔과 TSMC에 이어 역대 3번째 규모 보조금
바이든 "2022년에 평택 삼성 공장 방문" 언급
"삼성 공장에서 강력한 반도체 생산, 한미동맹 성과"
지난 1월 2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서 촬영된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신축 현장.EPA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공사 현장.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 2022년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 보조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던 미국 정부가 마침내 삼성전자에 64억달러(약 8조8544억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삼성이 받는 지원금은 역대 3번째로 많은 금액이며 삼성 역시 미국 투자 규모를 기존의 2배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포브스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하 반도체법 프로그램사무국은 15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삼성전자에 제공할 보조금을 공개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혼란이 심해지자 미국에서 반도체를 직접 만들겠다며 지난 2022년 8월 ‘반도체과학법(CSA)’에 서명했다. 바이든은 미국 내 반도체 산업 발전과 기술적 우위 유지를 위해 총 2800억달러(약 387조3800억원)를 쓰겠다며 미국서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에게 보조금과 개발 지원금, 대출 혜택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바이든은 이날 보조금 발표와 별도로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내고 지난 2022년 5월 방한 당시 경기도 평택의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CSA가 통과되기 전부터 이미 미국 반도체 공급망의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러한 노력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제조 시설 중 하나인 삼성전자의 평택 캠퍼스 방문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약 2년이 지난 지금 삼성과 미 상무부 사이에 예비 합의가 이루어져 기쁘다”면서 “삼성이 400억달러가 넘는 투자를 진행할 것이며 텍사스주가 최신 반도체 생태계에서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은 또 삼성의 투자 덕분에 “2만1500개의 일자리가 생겨나고 최대 4000만달러에 이르는 CSA 관련 자금이 지역 노동력 개발 및 훈련에 투입될 것”이라며 삼성의 시설이 “인공지능같은 최첨단 기술에 반드시 필요하고, 미국의 안보를 개선할 강력한 반도체 생산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1월 선거를 앞둔 바이든은 "삼성의 미국 투자 발표는 한미 동맹과 더불어 미국 투자를 촉진하는 나의 어젠다가 미국 곳곳에서 기회를 창출하는 또 다른 예"라며 자신의 업적을 자랑했다.
미 상무부의 리사 러몬도 장관도 이번 발표에 앞서 기자들과 전화 인터뷰에서 "연구 개발에서부터 패키징까지, 전체 반도체 공급망이 아시아의 일부 지역에 몰려 있으며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은 혼란에 매우 취약하다. 이런 상황은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러몬도는 "우리는 미국이 다시금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이러한 투자를 실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지원 결정에 앞서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20일 미 반도체 기업인 인텔에 보조금 85억달러(약 11조7597억원)와 대출 110억달러 등 195억달러에 달하는 지원안을 발표했다. 지난 8일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에게 보조금 66억달러(약 9조1311억원)에 50억달러의 대출을 더하여 총 116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2022년부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는 보조금 수령에 맞춰 투자 규모를 기존 170억달러(약 23조5195억원)에서 더 늘려 2030년까지 450억달러(약 62조2575억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테일러에 두 번째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고 반도체 패키징 시설과 첨단 연구 개발 시설을 추가한다. 삼성전자의 첫 번째 테일러 공장은 2026년부터 4nm(나노미터·10억분의 1m) 및 2nm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며 두 번째 공장과 연구 개발 시설은 2027년부터 가동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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