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회, 2년차 사업 예비 지정
사립 혁신 기획서 14개나 뽑혀
대구·광주·대전보건대 힘모아
'초광역 연합' 카드로 도전장
세부 계획서 평가 후 8월 확정
지방대학에 5년간 국고 1000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 2년차 사업에 경남대, 전남대 등 20곳이 예비 지정됐다. 지난해 글로컬대학 본지정에서 단 3곳만 선정돼 '홀대' 논란이 일었던 사립대는 올해 예비지정 명단에 대거 포진했다. 또한 예비지정된 사립대들중에는 의대, 한의대 등 보건의료 관련 학과를 보유한 곳들이 많았다. 지난해 1곳도 선정되지 않았던 전문대는 올해 연합 유형으로 도전해 활로를 찾았다. 교육부는 예비지정 평가에서 혁신성만 보고 설립유형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립대 전년보다 약진…"설립유형 고려하지 않아"
김중수 글로컬대학위원회 위원장은 16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4년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글로컬대학은 정부가 비수도권 대학의 자율적 혁신을 위해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지난해 10개교를 지정한 것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총 30개 내외의 대학을 글로컬대학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올해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신청에는 총 109개교가 65개의 혁신기획서를 제출했다. 세부적으로 단독 신청 39개(39개교), 통합을 전제로 한 공동 신청 6개(14개교), 연합을 전제로 한 공동 신청 20개(56개교)가 제출됐다.
이번에 예비지정에 선정된 대학은 △건양대 △경남대 △경북대 △동명대-신라대 △동신대-초당대-목포과학대 △동아대-동서대 △대구보건대-광주보건대-대전보건대 △대구한의대 △목포대 △순천향대 △연세대(미래캠퍼스) △영남대-금오공대 △울산과학대-연암공과대 △원광대+원광보건대 △인제대 △전남대 △창원대+도립거창대+도립남해대-승강기대 △충남대+한밭대 △한남대 △한동대 등 20개(33개교)다.
이들 중 순천향대, 연세대(미래 캠퍼스), 인제대, 전남대, 한동대는 지난해 본지정 평가에서 미지정된 대학이다. 이들 대학은 평가위원회의 별도 평가를 통해 기존 혁신 모델의 기본방향은 유지하되 추진계획을 발전시킨 것으로 인정돼 예비지정 자격이 유지됐다.
지역별로는 △경남 3개 △경북 3개 △충남 2개 △대전 2개 △전남 2개 △부산 2개 △초광역 2개 △강원 1개 △전북 1개 △광주 1개 △대구 1개로 나타났다.
대학 설립 유형별로는 사립대가 지난해보다 크게 약진한 모습이었다. 예비지정에 선정된 20개 기획서 중 사립대가 제출한 기획서는 14개 뽑혀 70% 비율을 차지했다. 사립대와 국립대가 연합한 신청도 2개 있었고, 국립대 단독 신청은 4개 선정됐다.
올해 사립대 선정 비율이 높은 것은 정부가 지난해 본지정에서 불거진 '사립대 홀대'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글로컬대학 본지정에선 국·공립대가 7곳 뽑힌 반면, 사립대는 단 3곳에 그쳤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사립대들은 정부가 국·공립대에만 지원을 몰아준다며 불만을 쏟아낸 바 있다.
하지만 교육부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에 있어서 설립유형이나 지역분배 등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글로컬대학의 가장 큰 목적은 혁신성"이라며 "혁신성을 따지다보니 지역 안배가 잘되지 않았다, 어떤면에 편중됐다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의도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지역경계 넘어선 '초광역' 연합…"전문대 고무적"
예비지정 선정 결과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단독 신청이 11개로 가장 많았다. 대학이 연합을 이룬 유형은 6개, 통합을 전제로 한 유형은 3개로 확인됐다. 연합 유형은 다수의 대학이 공동의 거버넌스를 구축해 함께 혁신 모델을 수립하는 형태로, 올해 처음 도입됐다.
연합 유형 중 2개는 지역을 넘어선 '초광역' 사례였다. 초광역 연합은 모두 전문대로 이뤄졌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전문대가 글로컬대학에 1곳도 뽑히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상당 부분 약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대구보건대-광주보건대-대전보건대는 보건의료계열 전문대학 간 단일 사단법인 설립에 기반한 초광연 연합을 구성하고 기술별 특화 캠퍼스를 조성하겠다는 기획서를 냈다. 울산과학대-연암공과대는 동남권 제조벨트 인력수요에 대응하는 초광역 전문대학 연합공과대학 브랜드를 창출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에는 전문대의 경우 이런 기회를 많이 갖지 못했다. 사립 전문대가 (이번에) 관심을 보이고 혁신을 시도한 것은 고무적인 결과"라며 "대학 형태별로 설립 목적에 맞게, 교육 목적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예비지정 대학들은 7월 말까지 지방자치단체, 지역 산업체 등과 함께 혁신기획서에 담긴 과제를 구체화하는 실행계획서를 수립·제출해야 한다.
이에 대한 본지정 평가를 거쳐 8월 말 최종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된다.
평가 결과에 이의가 있는 대학은 오는 25일까지 예비지정 평가 결과에 대해 이의신청할 수 있다. 이의신청에 대한 최종 결과는 5월 초 확정된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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