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
2033년 자산 33조 성장 전망
회원들 연구결과 사업화 앞장
투자 매니저 글로벌역량 강화
김성수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
"2023년 총자산이 2022년 대비 약 1조8000억원 늘었다. 매년 신규로 투자할 수 있는 규모가 1조5000억원이 넘는다는 의미다."
김성수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사진)은 이렇게 자신감을 나타냈다. 다른 유수의 공제회와 비교해 시장에서 '큰 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지난 2003년 출범 후 20여년간 꾸준한 성장을 이뤄냈다. 이제는 지속성장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바탕으로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16일 "이익금을 제외하고 회원들이 맡긴 원금만 약 9조4000억원에 이르고, 올해 1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며 "삼일회계법인의 보수적인 추정치로도 오는 2033년 총자산 약 33조원, 회원수 약 25만명의 대형 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 말 기준(잠정) 과학기술인공제회의 총자산은 13조3253억원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과학기술인공제법 제정을 통해 설립됐다. 정부출연연구소와 기업연구소, 비영리연구법인 등 과학·기술인들이 회원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2004년 11월 정부출연금 200억원으로 과학기술인연금(퇴직연금)사업을 시작했다. 사용자가 내는 법정부담금 8.3%, 개인부담금 4.5%, 과학기술발전장려금으로 구성된다. 적립형공제급여, 목돈급여사업 등을 운영하고,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이사장은 "순회원이 12만3362명에 달한다. 출범 당시 100명으로 출범했는데 해마다 1만명씩 늘고 있다"며 "회원으로 가입이 가능한 과학·기술인들이 80만명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아직 젊다. 2033년 약 25만명이 되더라도 특별회원(은퇴 위주)이 1만8000명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단단한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과학·기술인의 버팀목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과거 외환위기 여파로 체신공제조합이 청산, 충격을 줬던 만큼 위험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인의 근간인 과학기술에도 과감한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자회사 세마인베스트먼트의 '공공기술사업화 펀드'에 세 번째 출자(200억원 규모)를 할 예정이다. 해당 펀드는 출연연 산하 연구기관, 대학교 등 공공연구기관의 기술을 사업화하는 스타트업, 연구개발특구 내 연구소기업 및 국책과제 발굴에 투자한다. 특히 회원들의 연구결과를 사업화하는데 '첨병'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이사장은 "다른 공제회가 따라올 수 있도록 과학기술에 투자할 것"이라며 "2022년 10월 어려운 환경에도 벤처캐피탈(VC) 투자를 당초 계획(2400억원 규모)대로 진행한 바 있고, 지난해 2000억원에 이어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투자 매니저들의 '기술을 보는' 역량을 키우기로 했다. '세마인글로벌' 프로그램을 신설, 오는 5월 미국 보스턴을 방문한다. 미국 바이오 투자의 현장을 찾아 기업 운영 및 투자, 생태계 리더 등을 만나고, 미래를 엿보기 위해서다. 내년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인공지능(AI) 투자 현장을 찾을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 박사(화학과) 출신의 정통 연구자다. 미국 하버드대 포스트닥(박사 후 과정),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원과 원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을 거쳤다.
김 이사장은 "지속적인 기초 연구투자로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우리나라의 기본 기술력도 만만치 않다.
의대 등과 비교해서는 '좋은' 과학기술인이 될 수 없다.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출연연 등은 80~90%가 세금으로 연구하는 만큼 오직 국민을 바라보고 연구해야 한다. 예산 규모가 커지면 새로운 연구에 투입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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