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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제한·주말 의무휴업 규제... 유통법, 22대 국회 넘어가도 '난항'[포스트 총선 한국경제 나침반은]

작년 쿠팡 매출, 이마트 첫역전
알리·테무 이용자수 국내 2·3위
C커머스 시장잠식 무서운 기세
작년 온라인 유통, 오프라인 추월
온라인 대세 유통시장 변화에
국내 오프라인업체 역차별 지적

정부가 추진 중인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 역시 여당의 총선 참패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법은 대형마트의 주말 의무휴업 규제를 완화하고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안이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해당 개정안에 부정적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쿠팡 등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의 성장이 오프라인 매장을 넘어선 데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쉬인 등 이른바 '알테쉬'로 불리는 중국의 e커머스 플랫폼의 공세가 매섭다는 점에서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역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6일 국회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유통법은 21대 국회 상임위를 계류된 상태로 자동폐기 가능성이 높다. 이에 개정안 발의부터 다음 국회에서 새로 시작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기존 유통법은 2013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시행됐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오전 12시(자정)~오전 10시'까지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제한하도록 하고, 매월 이틀은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사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나 법 취지와는 다르게 전통시장의 매출은 늘지 않았고, 소비자의 불편만 늘어난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아 실효성 문제에 부딪혔다. 이에 대구시를 비롯해 전국 기초지자체 76곳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기로 했다.

그러나 유통법으로 인해 대형마트가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상품을 새벽배송 등 비영업시간에 배송하는 것은 여전히 금지돼 있다.

문제는 달라진 유통시장이다.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한 현실에서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를 고집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것.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연간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시장 규모는 전체 유통 매출 비중의 50.5%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오프라인을 앞질렀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은 지난해 매출 31조8298억원, 영업이익 6174억원을 기록하며 2010년 설립 후 처음 흑자를 달성했다. 반면 이마트는 매출이 29조4722억원으로 쿠팡에 역전당했다. 영업손실은 369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알테쉬로 불리는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공습도 매섭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시장잠식은 무서울 정도다. 지난달 기준 알리와 테무의 국내 이용자 수는 국내 2·3위를 기록했다. 특히 테무의 국내 이용자 수는 전월 대비 42.8% 급증, 11번가를 제쳤다.
알리 국내 이용자 수는 전달보다 8.4% 늘었다. 더욱이 중국 이커머스 업체 역시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달리 새벽배송에 제한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까지 국내에 진출한 상황에서 대형마트 온라인 사업을 규제한다는 것이 합리적인가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국내 대형마트가 매출이 나오지 않아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