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충전기 오천원, 케이블 천원..습관 된 알리쇼핑"..질 떨어져도 값만 싸면 용서

11번가 제친 테무…韓공략 속도
바빠진 정부, 대책 먹힐까
싸서 사지만 품질은 글쎄

"충전기 오천원, 케이블 천원..습관 된 알리쇼핑"..질 떨어져도 값만 싸면 용서
자료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직구앱이 빠르게 영역을 늘리면서 국내 온라인 쇼핑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알리·테무의 한국 이용자수는 3월 기준 국내 이커머스 앱 2~3위에 나란히 올라 1위 쿠팡을 맹추격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중국산 제품의 경우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편이었으나, 가격적 측면에서는 ‘가성비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싸서 사지만 품질은 글쎄
23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중국산 제품 및 중국 쇼핑 앱 관련 U&A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57.7%)이 최근 6개월 이내 중국산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구매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61.0%, 중복응답), 가성비가 좋다(35.5%)는 점을 주로 들었다.

"충전기 오천원, 케이블 천원..습관 된 알리쇼핑"..질 떨어져도 값만 싸면 용서
표=엠브레인 제공 /사진=파이낸셜뉴스 사진DB
품질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제품이라면 비교적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사는 것이 낫다(56.4%)는 응답도 과반을 넘었다. 전반적으로 제품의 ‘생산지’보다는 ‘가격적’ 측면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품질에 대한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은 모습이다. 전체 응답자의 상당수(82.0%)가 중국산 제품은 다른 브랜드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짝퉁 제품이 많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가격이 좋아도 품질이나 내구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75.4%, 동의율)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제품 대비 품질이 낮을 것 같다(74.8%)는 인식도 나타났다.

응답자 10명 중 4명(44.1%)은 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 쇼핑 앱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었다. '가격'에 대한 만족도가 압도적(71.4%, 동의율)으로 높았다. 향후 중국 쇼핑 앱 이용 의향을 밝힌 응답자는 46.8%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쇼핑 앱 경험자의 경우 재이용 의향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됐다.

위기 의식도 포착됐다. 중국 쇼핑 앱의 저가 공세로 국내 쇼핑몰 업계가 큰 위기에 처할 것 같다(53.8%, 동의율)는 응답이 과반을 넘었다. 중국 쇼핑 앱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쇼핑몰 업계의 전략이 중요해질 것 같다는 응답은 80.2%에 달했다.

11번가 제친 테무…韓공략 속도
알리·테무의 3월 국내 이용자수는 11번가를 제치고 2·3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7월 한국 시장에 들어온 테무의 성장세가 무섭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테무의 3월 이용자 수는 전월 대비 42.8% 증가한 829만6000명으로, 11번가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알리의 지난달 국내 이용자 수도 전월 대비 8.4% 증가한 887만1000명을 기록했다.

3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앱은 쿠팡(3086만6504명)으로 집계됐다. 뒤이어 알리와 테무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알리와 테무는 최근 국내 사용자 수가 늘자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알리는 최근 한국에 3년간 11억달러(약 1조4874억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의 계획을 세웠다. 테무도 한국 법인 '웨일코 코리아 유한책임회사'를 설립하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바빠진 정부, 대책 먹힐까
중국 플랫폼을 통한 해외직구 상품 유입이 급증하자, 정부는 중국산 제품 안전 관리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중국과 해외직구 등을 통해 유통되는 위해 제품 차단을 협력하기 위한 소통 채널을 마련하기로 했다.

최근 서울시 조사에서는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어린이용품에서 국내 기준치의 최대 56배에 달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등 중국 플랫폼을 통한 수입 제품의 안전성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들 업체들에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