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외무부, 韓 포함 6개국 대사 초치
지난 18일 투표에서 팔레스타인 유엔 가입에 찬성한 국가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태 언급하며 "유엔 가입은 테러 보상" 주장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가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 가입 안건에 손을 들어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 정부가 이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표결에서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에 찬성한 한국 등 6개국 대사들을 외교 청사에 불러 항의(초치)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영자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T)에 따르면 오렌 마모스타인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이스라엘에 주재하는 한국, 일본, 프랑스, 몰타, 슬로바키아, 에콰도르 대사를 21일 불러 항의한다고 밝혔다.
마모스타인은 "유엔에서 팔레스타인의 지위를 격상하는 것에 찬성한 국가의 대사들을 항의를 위해 초치할 것"이라며 나머지 국가에도 추후 같은 방식으로 항의를 전달한다고 예고했다.
마모스타인은 "이들에게 전달될 공통의 메시지는 '지난해 10월 7일 대학살이 벌어진 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팔레스타인을 향한 정치적 손짓과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자는 요구는 테러리즘을 향한 보상이다'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은 지난 1974년 팔레스타인의 정치·무장 조직이었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팔레스타인의 유일한 대표로 인정하고 표결권이 없는 '옵서버(참관인) 단체' 지위를 부여했다. PLO를 승계하여 1994년 출범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지난 2011년 9월에 유엔 정회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서류 심사 과정에서 미국의 반대로 안보리 표결에 이르지 못했다.
대신 유엔은 2012년 PA의 지위를 옵서버 단체에서 ‘옵서버 국가’로 승격했다. PA는 지난 2일 유엔에 2011년 정회원 가입신청서를 재검토하라고 공식 요청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18일 PA의 가입 신청서와 관련해 투표를 진행했으며 이사국 15개국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이 찬성했다. 영국과 스위스는 기권했고 미국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안보리 표결에 오른 안건은 미국 등 5개 상임 이사국 가운데 어느 한 국가라도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통과될 수 없다. 미국은 PA가 아직 가입 조건을 갖추지 못했고, 유엔 가입이 이스라엘과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PA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20일 인터뷰에서 미국과 관계를 재고하겠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이어 “미국이 우리 아이들을 죽이고 우리 집을 파괴하는 무기와 자금을 이스라엘에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바스는 미국이 두 국가 해법과 역내 평화 달성을 위한 모든 약속을 포기했다고 강조했다.
18일 표결 당시 김상진 유엔 주재 한국 차석대사는 PA의 유엔 가입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는 "대한민국이 처음 가입신청을 한 뒤 42년이 지난 1991년에야 유엔 가입이 이뤄진 만큼 최고 국제기구에 가입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열망을 잘 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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