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웹툰 연재 계약에 2차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까지 포함하는 등 웹툰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약관을 개선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웹툰 작가는 2차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21일 공정위는 네이버웹툰과 레진엔터테인먼트 등 26개 웹툰 서비스 사업자가 사용하는 웹툰 연재 계약서를 심사, 웹툰 작가에게 불리한 5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시정된 불공정 약관 중 대표적인 것은 2차적 저작물의 작성권을 사업자가 갖도록 하는 조항이었다. 웹툰 연재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 내용에 2차적 저작물의 작성·사용권을 포함한 권리까지 설정해 사업자가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네이버웹툰, 레진엔터테인먼트 등 4개사는 계약 내용에 2차적 저작물의 작성·사용권을 포함한 권리까지 설정해 본인들이 자유롭게 2차적 저작물의 작성권을 활용해 왔다.
공정위는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의 주체는 저작자이며, 원저작물의 사용권을 가진 사업자라도 2차적 저작물의 작성권을 얻기 위해서는 별도 합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따라서 2차 저작물 작성권을 사업자에게 주는 약관은 저작자인 웹툰 작가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항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을 권고했다.
우선협상권 설정 시 제3자와의 거래조건을 제한하는 조항도 불공정 약관으로 꼽혔다. 2차적 저작물의 우선협상권을 설정하고, 제3자와 계약 체결 시 기존 사업자에게 제시한 것보다 동등하거나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하지 못하도록 한 조항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조항이 작가와 제3자의 계약 체결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위법한 약관이라고 보고 시정을 유도했다. 이 밖에도 저작자의 귀책사유 없이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조항, 불명확한 사유로 계약을 해지하는 조항, 부당하게 재판 관할 법원을 설정한 조항 등이 불공정 약관으로 지적됐다. 사업자들은 지적받은 불공정 약관들을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등 자진 시정했다.
네이버웹툰은 '작가의 귀책사유'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자진 시정했다.
기존에는 작가의 행위로 손해가 발생했을 때 사유를 불문하고 모든 손해를 작가가 배상하도록 해왔다.
또 네이버웹툰, 엔씨소프트 등 4개사는 사업자가 불명확한 사유를 들어 자의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하거나 해지 사유가 발생할 경우 최고절차 없이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했다.
공정위는 "이번 약관 시정을 통해 웹툰 작가들이 불공정 계약조건으로 피해를 볼 위험이 감소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사업자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창작자들의 권리를 제한하지 못하도록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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