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AI 파운데이션 모델 '하이퍼클로바X' CI. 네이버 제공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연구 성과를 평가하는 글로벌 지표에 한국 기업들의 성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단순 조사 누락에 따른 것으로 국내 AI 기술력과 인지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 AI 기술이 아직 해외에서 인정할 만큼 충분한 수준에 오르지 못한데다 홍보도 부족해 글로벌 서비스 확장을 통해 국내 AI 기술을 적극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AI 기술의 글로벌 수준과 인지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AI연구소(HAI)'가 발표한 'AI 인덱스 2024 보고서'에서 한국이 AI 기술의 기반이 되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지난해 하나도 개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학계와 업체, 관련 부처는 즉각 반발했다. 지난해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LG AI 연구원 '엑사원 2.0', 삼성전자 '가우스', 코난테크놀로지 '코난LLM', 엔씨소프트 '바르코' 등 국내 기업들은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 발표했기 때문이다. 또 보고서가 활용한 논문에는 전 세계 상당수의 주요 AI 모델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보고서에서 인용한 수치는 한 논문을 인용한 것이고, 이 또한 거대언어모델(LLM) 생태계와 관계성을 보여주기 위한 자료였다. 결국 해당 논문에 들어있지 않다고 해서 국내에 LLM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며 "보고서에 대해 수정 요청도 하고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조만간 주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을 통해 자료를 제공하고, 영사관에서 스탠포드대에 내용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정우 네이버 퓨처AI센터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하정우 네이버 퓨처AI센터장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스탠포드 AI 인덱스 리포트 매니저로부터 며칠 전 하이퍼클로바 관련 논문 다수 링크와 함께 보낸 메일에 대한 회신이 도착했다고 알렸다. 하 센터장이 정리한 스탠포드대 측 답변에는 "한국의 파운데이션 모델 생태계가 잘 갖춰진 것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보고서에도 더 잘 반영해야겠다"는 취지가 녹아있다.
하지만 AI 개발사 및 부처의 홍보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국 국내 AI 파운데이션 모델(FM)의 인지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논문에서 서베이(조사)를 했을 때 한국 데이터가 빠졌다고는 하나 왜 빠졌을 지를 생각해보면 반성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글로벌한 자리에서 국내 기술 관련 논문이나 서비스에 대해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기업들의 AI 기술이 보다 글로벌향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조언도 잇따랐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국내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한국어 특화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데, 이때 외부 평가 기관 입장에서는 로컬(지역)에서만 쓰는 모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다양한 지역에서 서비스할 수 있는 모델을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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