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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탄탄한 경제지표·연준 관리 '매파적' 발언에 금리 인상 재개 분위기 고조

옵션시장, 인상 재개 가능성 20%까지 높아져

美 탄탄한 경제지표·연준 관리 '매파적' 발언에 금리 인상 재개 분위기 고조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 본부 건물.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가 아닌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20% 이상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전 연준 부의장을 지낸 리처드 클러리다 핌코 고문 등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기는 했지만 시장 전문가들이 금리 인상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는 꺾이지 않으면서 전문가들이 금리 인상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옵션시장에서 앞으로 12개월 안에 연준이 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20%로 상승했다면서 시장의 기대가 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만해도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올해 6~7회 금리 인하를 단행, 금리를 1.75%p 가량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지난 2022년 봄 미국 물가가 오르자 지난해 7월까지 금리를 11회 인상하며 5.25~5.5%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았고 3월에도 전망치를 넘어서면서 금리 인하 대신 금리 인상 재개 가능성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FT는 "3개월째 예상보다 높은 미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발표되며 옵션 시장의 투자자들이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제기한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서머스는 이달 초 "연준의 다음 조치는 금리 인상"이라며 "올해 다시 올릴 가능성이 15%"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금리 인상 전망 근거로 탄탄한 미국 경제 지표와 여전히 높은 미국 물가, 특히 주택과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을 언급했다. 서머스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지수 모두 기대치를 상회하며 높게 나오자 "6월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연준에게는 위험하고 큰 실수가 될 것"이며 금리를 한차례 더 올리는 것이 이번 인상 주기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연준 부의장을 지낸 클러리다 핌코 고문은 "데이터가 계속 실망스러우면 연준이 다시 인상 검토를 시작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러리다는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개인소비지출(PCE)물가지수가 3%가 넘을 경우 금리 인상 재개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지난 1월과 2월 근원PCE물가지수는 각각 2.884%와 2.784%로 하락세를 이어왔으며 경제전문가들은 오는 26일 발표되는 3월 지수가 2.7%를 전망하고 있다.

자산운용업체인 PGIM의 그레그 피터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도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 것이 전적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연준의 고위 관리들도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현재 미국 경제를 볼 때 금리 인하가 시급하지 않다며 "경제 지표가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가리킨다면 분명히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내 가장 강한 '매파'로 알려진 미셸 보먼 이사도 인플레이션 하락이 멈출 경우 금리 인상에 찬성한다고 말했으며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올해 금리를 내리지 않는 것을 검토할 수 있으며 인상 재개 선택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벤슨 더럼 자산배분 및 글로벌 정책 이사는 "분석 결과 앞으로 12개월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25%"라면서 "자산운용사 PGIM이 옵션 데이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같은 기간 금리가 인상될 확률은 29%"라고 밝혔다. 그러나 더럼 이사는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가운데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내릴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연준이 앞으로 12개월내 0.25%p씩 최대 8회를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