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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잃지 않으려는 조국…영수회담 앞둔 이재명에 “나부터 만나라”

조국 “민주, 범야권 맏형 역할” 이재명은 사실상 무대응

존재감 잃지 않으려는 조국…영수회담 앞둔 이재명에 “나부터 만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 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3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을 앞두고 돌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이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요구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가운데 이 대표는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두 야당 지도자 간 긴장 관계를 보여 주는 장면으로 풀이된다.

조 대표는 23일 광주시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석회의 요구는) 이 대표나 민주당 발목을 잡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범야권) 맏형으로서 역할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조 대표는 전날 전북 전주 그랜드힐스턴호텔에서 열린 ‘전북총선승리보고대회’에서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이 만나기 전에 (이 대표가 다른) 야권 대표들을 만나 총의를 모아 달라”며 “이제 이 대표는 (범야권) 192석의 대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수회담 국면에서 정국의 포커스가 윤 대통령과 이 대표에게 집중된 상황에서 4.10 총선의 또 다른 주역 조 대표가 존재감을 잃지 않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통화에서 “지금 조 대표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며 "민주당에 본인들의 의제에 대해 강력하게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조국혁신당과 (영수회담에 대해) 사전에 의논하고 할 단계는 아니지 않나”라고 선을 그었다.

당대표실 핵심관계자도 통화에서 “(조 대표 제안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은 영수회담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민주당이 조국혁신당 언급을 자제하는 것은 야권 1인자 자리를 두고 경쟁할 수밖에 없는 이 대표와 조 대표 간 관계도를 보여 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총선 전 법 개정 등을 통해 조국혁신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협조할 것처럼 제스처를 취했던 민주당이 최근 미온적인 태도로 선회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