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개사 이자비용 3조8820억
하반기에도 고금리 이어질 전망
ESG채권, 낮은 조달금리 등 장점
카드사 1분기 9100억 규모 발행
영세 소상공인·저소득층 등 지원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가맹점 수수료가 14차례 인하되면서 카드업계 업황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도 예단하기 어려워진 상황이지만 카드사들은 비교적 조달금리가 낮고 수요가 높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발행을 늘리며 상생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의 이자비용은 3조8820억원으로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년(2조7590억원) 대비 40.7% 증가했다. 이 중 은행 등 외부 기관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에 대한 차입금이자 비중은 2020년(4180억원), 2021년(4334억원), 2022년(9068억원), 2023년(1조2950억원)으로 4년째 늘어나고 있다. 여전채 이자비용에 해당하는 사채이자 또한 같은 기간 1조4886억원, 1조5001억원, 1조8521억원, 2조5870억원으로 집계되며 상승곡선을 그렸다.
여전채 금리도 상승 추이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여전채 금리(AA+, 3년물, 나이스피앤아이 기준)는 3.822%로 2020년 같은 기간(1.729%) 대비 2% 넘게 올랐다. 여전채 금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기준금리나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아 채권시장 내에서 형성되는 금리인 점을 감안한다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 또한 완화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이처럼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린 카드사들은 비교적 조달금리가 낮은 ESG채권을 통해 사회적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SG채권은 녹색채권·사회적채권·지속가능채권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1·4분기 카드사들이 발행한 전체 ESG채권 규모는 9100억원이며 우리카드(3900억원), 현대카드(3500억원), 하나카드(1700억원) 등이 채권 발행을 주도했다.
지난해 1조1700억원의 ESG 채권을 발행했던 우리카드는 올해도 영세·중소 소상공인의 결제 대금을 앞당겨 지원하는 목적으로 채권을 발행해 1분기 만에 전년 발행 금액의 33.3%를 채웠다. 현대카드도 2022년 지속가능채권 800억원, 2023년 녹색채권 2500억원을 발행한 데 이어 지난 3월 녹색채권 3500억원을 발행하는 등 채권 발행 규모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2·4분기 1000억원, 3·4분기 17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이후 올해 1·4분기에도 17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해 지속적인 상생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 책임 이행 의지를 다졌다.
이 외에 신한카드도 지난 3월 저신용·저소득층을 위한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취지 하에 6억달러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한 바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6월에도 ESG와 관련된 해외 ABS 2조3000억 유로를 발행했다.
카드사들이 발행하는 ESG채권에는 △낮은 조달금리 △높은 채권수요 △사회적 이미지 확립 등의 순기능이 있다. 이에 ESG채권 발행에 대한 카드사들의 의욕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K-택소노미 개정 가이드라인에 금융서비스가 포함되며 친환경 차 보급 확대를 위한 자금조달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카드는 현대차그룹의 지속가능발전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친환경차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를 위해 더 나은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