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규 뉴욕 부총영사 및 재경관
【파이낸셜뉴스 뉴욕(미국)=이보미 기자】 정부가 국내 기업들의 한국증시 저평가 해소(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위해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외국인투자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문규 뉴욕 부총영사 겸 재경관은 20일(현지시간)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뉴욕) 월스트리트(월가) 전문가들의 반응에 대해 "첫 반응은 생소해했다"며 "하지만 발표 2개월 이후 만난 투자가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나 외환시장 개방에 대한 대한 질문이 있었고, (최근에는) 다행히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관심이 늘었다고 해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재경관은 "과거 일본 밸류업 프로그램과 유사한 프로그램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기업의 가치 제고를 자발적으로 공시한다는 점은 유사하지만, 우리는 세제혜택이나 우수기업 표창 등 인센티브를 부여한 점에서 일본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한국에 앞서 '지속성장 및 중장기 기업가치 향상 노력]이라는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2012년 아베 내각이 도입한 것으로 일본 기업 가치 상승을 위해 10여년 이상 진행한 프로젝트다.
이경택 한국투자공사(KIC) 뉴욕지사장은 "(일본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당시)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 시니컬한 반응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일본 주식의 랠리에 외국인이 동참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같은 경험이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100% 미덥지 못하더라도 랠리를 놓치는 것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두려움이 있어 한국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지사장은 "일본은 수상이 바뀐 와중에도 12년 동안 기업 저평가 해소를 위해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한 점이 최근 일본 주식의 상승 랠리의 배경"이라며 "이같은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도 장기간 일관성을 보여줄 수 있을 지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최호상 국제금융센터 뉴욕사무소 소장은 "일본은 공식적으로 증권거래소 발표를 통해 좋지 않은 기업들은 퇴출하거나 모범 기업 명단을 공개한다고 했고, 투명한 공개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우리나라도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외환시장 추가 개방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오는 7월 국내 외환시장 운영 시간이 새벽 2시까지 연장된다.
이진 한국수출입은행 뉴욕사무소 소장은 "해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밸류업도 중요하지만 한국 외환시장 개장 시간도 중요한 것 같다"며 "외환시장 개장시간을 24시간인 경우 원화 표시 채권을 산 뒤 관련한 헷지(hedge·위험회피)까지 하고 퇴근할 수 있으나, 현재는 그럴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똑같은 가치라면 더 길게 트레이딩 할 수 있는 일본 엔화 채권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점차 늦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 재경관은 “최근에 미국 물가와 지정학적 문제 때문에 3개월 연속 미국 소비자물지수(CPI)가 상승해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월가에서는 금리 인하 시기가 기존 6월에서 7월 또는 9월, 12월까지 나오고 있다. 금리를 6.5%까지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제이미 다이건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금리가 8%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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