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보빌리티 회장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라임 사태'의 몸통으로 불리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9)의 탈옥을 도운 혐의를 받는 친누나에 대한 재판이 24일 열렸다. 당시 김 전 회장은 탈출 계획을 세우며 A4 27장 분량의 'BH(봉현) 문건'이 발견되는 등 치밀한 계획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열린 김 전 회장의 친누나 김모(52)씨에 대한 재판은 재판부 사정상 인정심문까지만 진행됐다. 김 전 회장의 친누나는 재판에 출석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6월 19일 오전 10시 40분 열릴 예정이다.
27장의 메모... 영화 같은 탈출 계획
검찰에 의하면 김씨는 지난 2022년 11월 보석 중 전자팔찌를 절단하고 도주한 김 전 회장의 도피를 도와주고, 지난해 6월 서울남부구치소에 수용 중인 김 전 회장의 탈옥 계획 실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조폭 출신 구치소 수감자 A씨에게 "20억원을 대가로 탈옥을 도와 달라"며 포섭했고, 누나 김씨가 수감자의 지인과 접촉해 대포폰 마련 비용 등 착수금조로 1000만원을 건넸지만 지인이 검찰에 사실을 알리며 도주 계획이 들통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검찰이 입수한 A4용지 27장 분량의 메모에는 김봉현이 수감되고 재판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직접 파악해 그린 구치소의 조감도나 호송차 내부 구조·차량 경로 등이 묘사됐다. 수감 중 감시에도 불구하고 탈옥을 위해 구치소 내부 사정을 치밀하게 파악한 것이다.
김 전 회장이 '구출자'로 표기됐으며 김 전 회장은 야간 시간 및 조사 중 식사 시간 등의 인원 배치 상황, 경비가 허술해지는 경우, 비상문의 사용 여부에 흡연장 위치 등도 파악해 모두 연필로 적어놨다.
또한 구치소로 복귀할 때 영화처럼 본인이 탄 호송 차량을 조력자에게 들이받게 하거나 조력자가 법정에서 소란을 피우게 한 뒤 소란을 틈타 달아나는 등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했다고 한다.
자유를 찾아서... 이전에도 2번 도주 시도
김 전 회장은 이전에도 두 차례 도주를 시도했다.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재판을 받던 지난 2022년 11월 11일 전자장치를 끊고 달아났다가 48일 만인 12월 29일 경기 화성시에서 검거됐다.
누나 김씨는 당시에도 지인들을 통해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교사)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또 김 전 회장은 지난 2019년에도 보석 상태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했다가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5개월 만에 붙잡힌 바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탈주를 계획했던 정황을 파악하고 지난해 7월 누나 김씨를 긴급 체포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도주 원조 고의 등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불구속 상태에서 방어권을 행사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검찰은 지난 3월 누나 김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현재 김 전 회장은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스타모빌리티와 수원여객 자금 약 1258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30년을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스타모빌리티 자금 400억 횡령과 재향군인상조회 돈 377억 4000만원, 스탠다드자산운용 자금 15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 검찰이 공소장에 기재한 혐의 20개 중 15개가 최종 유죄 판단을 받았다.
한편 검찰은 '라임 사태' 재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투자자금 50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부동산 시행사 전직 임원들을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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