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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환자 자살 위험성 약 2.5배 높아"

서울대병원 김영국 교수팀 연구 결과
청소년 환자 자살 위험성 약 10배로 가장 높아

"시각장애 환자 자살 위험성 약 2.5배 높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은 2024년 첫 전시 '여기 닿은 노래' 언론공개회가 열린 4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 '시각장애인 안내 유도 동선'이 설치되어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시각 장애 환자군이 정상군에 비해 자살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김영국 교수팀은 올해 2월까지 발표된 ‘시각 장애와 자살의 연관성’과 관련된 30건의 코호트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메타분석을 실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를 통해 시각 장애가 자살 위험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시각장애 환자들의 자살 위험성이 일반인들에 비해 약 2.5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시각 장애는 선천적 이상 혹은 후천적 안질환으로 인해 의학·광학적 방법으로 개선할 수 없는 시력 및 시기능 장애를 말한다. 기존에는 시각 장애 정도가 심할수록 자살에 대한 생각을 자주하며, 실제 자살 시도로 이어지는 위험도가 높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보고돼 왔다.

연구팀은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문헌 검색을 통해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30건의 코호트 연구결과를 종합해 총 374만3668명의 표본을 확보했다. 이후 메타분석을 통해 시각 장애가 잠재적으로 자살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했다. 자살 위험성은 ‘자살 시도’ 및 ‘자살 사망’을 포함하는 ‘자살 행동’을 뜻한다.

연구 결과, 시각 장애를 가진 환자들은 정상군과 비교했을 때, 자살 위험성이 약 2.5배 높았다. 연령대 별 분석 결과, 시각 장애가 있는 청소년의 자살 위험성이 약 10배로 가장 높았다. 이는 청소년 시각 장애군이 생리적·심리적 변화가 시작되고 새로운 기술 습득 및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청소년 시기에 불안, 긴장, 고통 등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다음으로는 65세 이상의 노년층의 자살 위험성이 약 6.7배로 뒤를 이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시각 장애가 환자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됐다”며 “안과 전문의는 책임감을 가지고 저시력 상태에 있는 안질환 환자, 특히 청소년층의 스트레스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도가 높은 경우 정신과 전문의 혹은 사회복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가 필요하며 가족과 주변인들의 적극적인 관심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