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A씨는 복잡한 지하상가를 지나다 지하 3층에서 갑자기 쓰러지며 의식을 잃은 시민을 목격했다. A씨는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원의 “위치가 어디세요?”라는 물음에 A씨는 점포 입구에 설치된 도로명판을 보고 “현재 저는 ‘역전지하상가 5번’ 앞에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이후 A씨는 곧바로 지하길 알림 앱(대전 길알리미)에 표시된 AED(자동 심장충격기) 위치를 찾아 응급처치를 하며 구급대원의 도착을 기다렸다. 구급대원은 복잡한 지하상가 속 정확한 위치정보를 통해 A씨의 신고지점으로 빠르게 출동할 수 있었다. 소방관제센터에서는 실시간으로 구급대원이 A씨에게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최단경로를 안내하며 현장을 지원했다.
재난상황시 GPS가 잡히지 않는 실내공간에서도 실내내비게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최단경로를 안내할 수 있게 된다. 일분일초를 다투는 응급상황에서 신속한 구조·구급활동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25일 대전역 지하상가에서 주소기반 실내내비게이션 구축 시범사업의 성과보고회 및 실증시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성과보고회와 실증시연이 진행된 대전역 지하상가는 실내내비게이션 시범지역 중 가장 큰 규모로 점포 700여 개가 들어서 있다.
지금까지 길 안내를 위한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GPS 신호 수신이 가능한 실외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복잡한 실내 공간에서 길 안내를 위한 상용 서비스는 없는 실정이었다.
이에 행안부는 지난 2023년 4월 ‘주소체계 고도화 및 주소기반 혁신산업 창출’ 공모사업으로 대전시·카이스트(KAIST)와 협업하여 대전역 지하상가부터 중앙로역 지하상가까지 약 16만㎡를 대상으로 ‘주소기반 실내내비게이션’ 구축 및 실증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대전역 지하상가 전체에 디지털화된 지도를 구축하고 점포마다 도로명주소를 부여해 실내 주소정보를 구축했다. 이러한 주소정보를 기반으로 와이파이 등 복합·다중 센서정보를 활용한 실내 측위기술을 사용해 GPS가 차단된 지하와 같은 실내에서도 길찾기 서비스가 가능해지도록 했다.
현재 ‘대전 길알림이’ 앱이 공개돼 일반 국민도 대전 지하상가에서 다양한 길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대전시는 대전소방본부와 협업하여 주소기반 실내내비게이션을 소방에 활용할 수 있는 모델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소방관제센터와 현장구급대원이 구조요청자의 정확한 위치와 가장 빠른 최적경로를 파악할 수 있어 긴급 상황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성과보고회에 참석한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은 이채석 카이스트박사와 함께 실내 내비게이션을 통해 구급대원이 구조요청자의 위치를 확인해서 출동하는 상황을 시연했다.
고기동 차관은 "국민이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촘촘한 주소정보를 구축하고 주소정보와 융합한 다양한 산업 모델을 개발·보급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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