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의 2분기 제조업 BSI 조사
반도체 중심 전국적 회복세 불구
소비재 부진으로 경기전망 악화
"첨단산업 활성화 정책 마련해야"
올해 2·4분기 전국적으로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가 상승하면서 주요 대도시들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반면 부산의 제조업은 수요부진 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5일 지역 제조기업 25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2·4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 조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2024년 2·4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BSI는 97로, 기업 현장에선 경기회복보다 경기악화를 전망하는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경기호전을,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한다. 이는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구인난, 지정학적 리스크, 내수부진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2·4분기에도 지역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과는 대조적으로 주요 대도시 제조업 경기는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과 수출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울산(113), 대전(109), 서울(106), 인천(106), 광주(105) 등 주요 대도시의 제조업 BSI는 기준치 100을 상회했다.
경영 부문별로도 부산 제조업은 매출(97), 영업이익(96), 설비투자(92), 자금사정(91) 등 조사 전 부문에서 지수가 기준치를 하회하면서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했다.
업종별로는 소비재와 부품·소재업 간 희비가 엇갈렸다.
글로벌 스포츠웨어 기업의 실적부진으로 신발(60), 의복·모피(77), 섬유(88) 등의 소비재 업종이 기준을 크게 밑돌았다. 반면 기계·장비(129), 전기·전자(114), 화학·고무(113) 등 부품·소재업종은 글로벌 수요회복에 힘입어 기준치를 크게 웃돌았다.
지역 제조업은 올해 상반기 사업 실적에 가장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애로로 원자재가·유가 불안정(35.2%)과 내수소비 위축(33.0%)을 꼽았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대외 불안정과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전방산업 부진 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전국적으로는 반도체, 2차전지 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모멘텀을 만들어 가고 있지만, 부산은 첨단산업의 부재 등 구조적 취약성으로 인해 경기회복세에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재 지역에도 고부가 및 첨단제조업 육성을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정책과 입법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