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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아내 살리고, 타이태닉에 남았던 '최고 부자의 금시계' 20억원에 낙찰

임신한 아내 살리고, 타이태닉에 남았던 '최고 부자의 금시계' 20억원에 낙찰
1912년 타이태닉호 침몰로 사망한 미국 재계 거물 존 제이컵 애스터 4세의 금시계가 117만 파운드(약 20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사진=헨리 알드리지 앤드 손(Henry Aldridge & Son) 웹사이트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1912년 타이태닉호 침몰로 사망한 미국 재계 거물 존 제이컵 애스터 4세가 남긴 금시계가 경매에서 117만 파운드(약 20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타이태닉호 침몰 당시 애스터 4세가 차고 있던 회중시계가 영국 경매업체 '헨리 알드리지 앤드 손'이 주관한 경매에서 한 미국인에게 117만 파운드에 팔렸다.

예상 낙찰가이던 10만∼15만 파운드(약 1억7000∼2억6000만원)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AFP통신은 타이태닉호에서 수습된 물품 중 가장 높은 가격에 팔린 것이라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타이태닉호가 침몰할 때 연주된 것으로 알려진 바이올린은 2013년 경매에서 110만 파운드(약 19억 원)에 낙찰됐다. 앞서 미국 CNN 방송은 이 바이올린이 2013년 경매에서 170만 달러(약 23억 원)에 팔렸다고 보도했다.

영화 '타이태닉'에 사용된 소품용 문도 지난달 27일 71만8750 달러(약 9억6850만원)에 낙찰됐다. 세로 약 243㎝, 가로 약 103㎝의 이 나무문은 실제 타이태닉 사고 현장에서 인양된 잔해를 본떠 만든 것으로영화 타이태닉의 명장면 중 하나인 해상 조난신에서 사용됐다. 영화에서는 선박이 침몰한 뒤 로즈와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은 함께 물에 빠지는데, 잭은 로즈만 문 위로 올려보내고 자신을 희생하는 장면이 나온다.

애스터 4세의 금시계는 타이태닉호 침몰 7일 뒤 대서양에서 그의 시신이 수습될 때 금 커프스단추 등 다른 개인 소지품과 함께 발견됐다. 14K로 도금한 이 회중시계는 미국 시계회사 '월섬'(Waltham)이 제작한 것이다. 애스터 4세의 이니셜 'JJA'도 새겨져 있다.

경매업체 측은 "애스터 4세는 타이태닉호 탑승객 중 가장 부유한 사람이었다"며 "당시 기준 순자산은 8700만 달러(약 1200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오늘날의 수십억 달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타이태닉호 침몰 당시 애스터 4세는 임신 중이던 아내를 구명보트에 옮겨 태워 살렸으나 자신은 배에 남았다.
대피하는 대신 배 위에서 담배를 피우며 다른 승객과 이야기를 나누던 게 애스터 4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경매업체 측은 이번 경매 결과에 대해 "놀랍다"며 "유물 자체의 희귀성뿐 아니라 타이태닉호 서사가 지닌 지속적 매력을 보여준다. 1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는 여전히 배와 승객, 승무원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평가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