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네타냐후와 통화
인질 협상·휴전 등 집중 논의
휴전협상 성사땐 6주간 휴전
美대학가는 반전시위로 몸살
이달 대학가의 반(反) 이스라엘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 정부가 또다시 이스라엘에 전화를 걸어 군사 작전을 키우지 말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휴전 가능성을 재차 언급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사진)은 28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문제를 논의했다.
미 백악관은 바이든이 이스라엘 안보 보장을 약속하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남부 라파 지역 작전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 이후 가자지구에 진입해 하마스 소탕 작전을 진행 중인 이스라엘군은 현재 북부와 중부를 평정하고 라파 지역을 포위중이다.
미 정부는 라파에 100만명 이상의 피란민이 몰려 있어 이스라엘이 대규모 작전을 벌이면 인명 피해가 예상된다며 라파 공격에 반대했다. 백악관은 바이든이 이날 통화에서도 이스라엘의 라파 진입에 대해 "미국의 입장을 분명히 반복했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팔레스타인의 유일한 국제 공인 정부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이스라엘이 며칠 내로 라파에 진입한다고 경고했다.
PA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2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특별 회의에서 "미국이 라파를 공격하지 말라고 이스라엘에 요청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이스라엘의 범죄행위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고 말했다.
아바스는 "며칠 내로 이스라엘이 라파를 공격할 것"이라며 "가자지구의 모든 팔레스타인 주민이 그곳에 몰려 있기 때문에 작은 타격으로도 팔레스타인 역사상 가장 큰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바이든과 네타냐후는 이외에도 가자지구 인질 협상, 휴전, 인도적 지원도 논의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든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향하는 추가 구호품 통행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통화는 미 대학가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대대적인 이스라엘 반대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이뤄졌다. 시위는 지난 18일 미 뉴욕주 뉴욕시 컬럼비아대학에서 약 100명의 학생이 체포된 이후 미 전역으로 번졌다. AP통신에 따르면 28일에도 주요 대학에서 275명의 시위대가 체포되었으며 지난 18일 이후 체포된 학생만 약 900명 수준이다.
야당이자 우파 계열의 공화당은 이번 시위가 반유대주의 시위라며 주방위군 투입을 비롯한 정부의 강경 진압을 요구했다. 반면 좌파 계열인 민주당에서는 시위대를 옹호하고 있지만 이견도 나오고 있다.
백악관 측은 평화적 시위는 존중한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의 존 페터먼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주)은 28일 인터뷰에서 이번 시위에 "반유대주의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이 길어지면서 좌파 진영에 균열이 생기자 사태 수습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8일 미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하마스는 휴전 협상을 전부 거절한 것은 아니고 여전히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협상에 성공한다면 6주일의 휴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 장관은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위해 29~30일 사우디를 포함해 중동을 방문한다.
한편 CNN이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에 대한 대선 지지율은 43%로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 49%를 6%p 밑돌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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