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시간 늦고 강력범죄 걱정에
2022년부터 전년比 20% 급증
지자체에 실종업무 담당자 없고
협업 원할치 않아 신고처리 정체
아동 실종 접수 건수가 2년 연속 2만5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실종 건수도 8500건에 육박해 3년 연속 증가세다. 실종 신고 접수 후 약 1년간 집에 돌아오지 못한 경우도 58건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실종아동 발생시 지자체나 보호소 차원의 책임을 제도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2022년부터 실종신고 급증
2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만 18세 미만 아동 실종 접수 건수는 2만5628건으로 집계됐다. 2만6416건을 기록한 2022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2014년부터 2021년까지 2만건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0% 이상 많은 수치다.
실종아동 접수 건수는 지난 2012년 2만7295건에서 2014년 2만1591건, 2015년 1만9428건으로 내려온 후 등락을 거듭하다, 2022년 2만6000건대로 급증했다. 아이들 귀가시간이 늦어진데다 최근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부모들의 불안한 마음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실종됐지만 여전히 추적·수사 중인 아동 사건은 72건이다. 2019년 실종된 아동 중에는 3명이, 2020년엔 5명이, 2021년엔 3명이, 2022년엔 12명이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아동 장기 실종 건수는 2022년 기준 981건으로, 그중 87.6%에 해당하는 859건은 '20년 이상' 장기 실종 건이었다. 이외 1년 미만(58건), 10~20년 미만(40건), 1~5년 미만(12건), 5~10년 미만(12건) 순이었다.
■정신장애인 실종신고도 2년간 급증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이 실종됐다고 접수된 건수는 지난해 8440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96건 늘어난 수치로, 2018년(8873건)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 미해제 건수는 42건이었다.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실종 건수는 2019년 8360명에서 2020년 7078건으로 내려왔지만, 2021년(7166명), 2022년(8344명)에 이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증가했다.
실종 가족 신고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배경에는 지자체 등에 관련 업무가 명확치 않기 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자체 등이 실종아동을 찾았을 경우에도 가족을 찾아주는 속도가 더디다는 얘기다.
임성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아동가족정책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실종아동·장애인 보호 및 지원 체계의 주요 쟁점과 개선 방안'에서 "지자체나 보호시설에서는 실종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나 담당자가 지정되어 있지 않아 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때문에 실종아동법에 규정된 실종 가족의 보호 절차나 관리 감독의 역할이 불분명해졌다는 평가다.
이에 임 부연구위원은 "실종아동법에 의해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으로 이원화된 수행 체계하에서 세부 지원 업무는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전담하고 있으나 향후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책임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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