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학생들이 수업을 계속해서 거부하는 가운데 지난 29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에서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의대 정원이 확대된 대학들이 2025학년도 증원 규모를 어느 정도까지 늘릴지를 두고 관심이 모인다. 정부가 각 대학에 의대 증원분을 반영한 모집 정원을 이달 말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전체 의대 증원 규모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대학가에선 국립대만 기존 증원분을 감축해 의대 모집정원은 1500명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내년도 의대 정원이 늘어난 32개 대학은 의대 증원분을 반영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동사항을 이날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해야 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의대 운영 총장들을 만나 조정된 시행계획을 이달 말까지 제출해달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각 대학은 의대 모집정원 확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국립대들은 배정받은 증원분을 축소해 모집정원을 결정하고 있다. 의대 정원이 49명에서 200명으로 늘어난 충북대의 경우 증원분의 50%인 125명만 모집하기로 갈피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대는 기존 정원 110명에서 45명이 늘어난 155명을, 전북대는 기존 정원 142명에서 58명 증원한 20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강원대는 기존 정원 49명에서 42명을 확대한 91명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이들 대학은 모두 증원분의 50%만 증원했다.
반면 사립대에선 증원분을 모두 받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연세대 분교(증원 7명)·인제대(7명)·고신대(24명)·동아대(51명)·조선대(25명)·대구가톨릭대(40명) 등은 증원분의 100%를 선발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2025학년도 전체 증원 규모는 1500~1600명 사이가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달 중으로 의대 모집 정원을 확정하지 못하는 대학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변경된 시행계획을 이달 말까지 제출해야 한다는 규정은 법령 규정 사항이 아닌데다가, 대학 내 의대 증원 갈등도 수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의 수업거부가 이어지면서 전국 40개 의대 중 6개교는 여전히 수업을 재개하지 못한 상태다. 성균관대와 울산대는 전날 개강하기로 했으나 의대생들의 참여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돼 개강 일을 2주 연기했다. 건양대, 조선대, 인하대도 29일로 예정됐던 개강을을 미뤘다.
더이상 개강을 미룰 수 없어 수업을 재개한 대학도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개강한 의대는 대부분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전체적으로 의대생들이 복귀하고 있지만 각 대학별로 따지면 그렇게 많이 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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