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15년 보다 3년 더 늘어
마약범죄 엄벌 기조 판결서 나타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약 공포'를 일으킨 이른바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으로 중형을 선고받은 주범이 항소심에서 형이 더 가중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 부장판사)는 30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길모씨(27)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보다 가중한 징역 18년을 선고하고 250만원의 추징금을 명했다. 마약범죄의 심각성과 엄벌의 필요성을 반영한 판결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보이스피싱 범죄와 마약 범죄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범죄일 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 및 그 부모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설명하면서, "미성년자를 오로지 영리 도구로 이용한 반인륜적 범죄로 비난 가능성이 높고, 다수의 무고한 피해자를 협박하고, 부모를 표적으로 삼는 등 죄질이 특히 불량하다"고 형을 상향한 이유를 말했다.
항소심서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모씨(40)도 1심의 징역 8년에서 2심 징역 10년으로 형량이 늘었다.
필로폰 공급책 박모씨(37)와 보이스피싱 모집책 이모씨(42)는 1심과 같이 각각 징역 10년,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이들은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필로폰이 들어간 마약 음료를 만들어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회’인 것처럼 꾸며 지난해 4월 서울 대치동 학원가 등에서 학생들에게 마시게 한 후 협박해 돈을 갈취하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길모씨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지난해 4월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무료 시음 행사를 여는 것처럼 속여 미성년자 13명에게 마약 음료를 마시게 하고 이를 빌미로 부모들에게 협박 전화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음료를 마신 피해자들은 미성년자로 15~18세이며, 이들 중 일부는 환각 증상 등을 겪은 것으로 밝혀졌다.
1심 재판부는 마약 음료를 제조·배송한 길모씨에게 중형이 불가피하다며 15년을 선고했다. 필로폰 공급책 박모씨와 보이스피싱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모씨는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조직원을 모집한 혐의를 받는 이모씨는 징역 7년을 1심에서 선고받았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법조전문기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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