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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PF 자금공급 땐 인센티브"… 금융권은 "실효성 의문"

PF 사업장에 유동성 공급 유도
당국, 은행·보험사에 인센티브
취득세 감면·충당금 완화 등 검토
PF 부실채권 증가에 참여 회의적

당국 "PF 자금공급 땐 인센티브"… 금융권은 "실효성 의문"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신규자금을 유입하기 위해 취득세 감면 등 세제혜택과 지급보증 비율, 면책범위 확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있다. PF 사업장 재구조화를 위해 경·공매 유도와 신규 자금 공급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다만 사업성 악화로 부실채권이 증가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보상 체계가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업계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PF '뉴머니' 투입… 인센티브 논의

4월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내달 중순께 'PF 정상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PF 사업장 신규 자금 공급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달 초 2주간 은행, 보험 등 업권별로 PF 관련 간담회를 가진 뒤 업계 의견을 듣고 있다.

우선 PF 사업장을 인수함에 따른 충당금 규제 등을 완화해주는 방안이 고려된다. 만기가 1~2차례 연장된 브릿지론은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되기 어려운 만큼 이를 받아들여도 재무상 충격이 덜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PF 사업장 건전성 분류 상 고정 이하 여신으로 분류되면 20~30%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정상 여신'으로 분류되면 0.9%만 충당금으로 적립하면 된다.

은행권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주택금융공사(HF) 등 보증기관의 보증 비율을 확대해달라는 요청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권을 중심으로 지급여력 비율을 낮춰달라는 요구도 제시되고 있다. 현행 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체제에서 보험사가 부동산 PF에 투자할 때 위험계수 값이 다른 채권의 10배가 넘는데 이를 완화해달라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현행 12%인 취득세를 감면하고 금융사와 임직원에 대한 면책 범위를 확대되는 방안 등도 논의되고 있다.

■PF 부담에… 업계 "얼마나 통할까"

이같은 인센티브가 가격에 대한 매수자와 매각자 간 시각 차를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비교적 자본 여력을 가진 은행이나 보험사 등이 사업성이 있는 PF 사업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나 업계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언급된 방안들이) 신규 자금 투입에 꼭 필요한 조건일 뿐 실제 인센티브라고까지 보진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인센티브'라고 고려되지만 현재 상황에서 실질적인 자금 투입이 어려운 데 대한 보완 방안일 뿐 사정이 나쁜 사업장까지 인수하며 더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게 하는 유인까지는 아니라는 평가다.

고금리와 부동산 침체 등이 지속되며 PF 시장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종합 대책이 발표되더라도 실제 사업장에 신규 자금이 투입되고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미 부동산 PF 부실채권이 늘어나며 저축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말 6.55%로 전년 대비 3.14%p 치솟았다. 1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 기록이다. 올해 1·4분기 기준으로는 연체율이 7~8%까지 올랐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신용등급 줄강등도 현실화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KB·대신·다올·애큐온저축은행 등 4개사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한 단계 내렸다. 앞서서는 페퍼·JT친애·바로저축은행 등의 신용등급도 낮췄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