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자산, 10년 전 대비 9배가량 커져
하지만 개인 접근성 떨어져..상장리츠 23개뿐
대부분 정책리츠, 공모 상품은 소수
서울 아파트단지 모습(기사 내용과는 무관) /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내 리츠(REITs) 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정책리츠가 대다수이고, 그나마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은 상장리츠 개수는 1년 가까이 제자리 걸음을 하는 등 확장에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 전체 공·사모 리츠 운용자산(AUM)은 95조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 기준 78조2000억원에서 약 21.5% 증가한 규모다. 10년 전인 2013년 말(11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9배가량 커졌다. 리츠 개수 역시 80개에서 373개로 대폭 확대됐다.
하지만 향후 성장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본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활동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점이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전체 리츠 가운데 정책 목적의 ‘주택’ 유형이 181개로 48.5%를 차지한다. 운용자산 기준으로 봐도 44조9000억원으로 47.3%에 달한다. 2021년(52.7%), 2022년(49.2%), 2023년(47.9%)에 비해서는 비중이 축소됐으나 여전히 절반에 육박한다.
더욱이 연기금 등의 자금을 받아 설립되면 공모로 인정을 받는다. 실질적으로는 개인이 손을 대기 어려운 ‘사모’지만 명목상으로만 ‘공모’로 존재한다는 의미다. 국내 리츠 시장 자체가 ‘비상장 사모리츠’ 중심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그나마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상장리츠 시장도 좀처럼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23개 상장리츠 가운데 마지막 주자는 지난해 4월에 증시에 입성한 '삼성FN리츠'다. 이를 포함해 지난해 리츠 상장은 2개에 그쳤다. 이마저도 삼성·한화 등 소위 ‘뒷배’가 있는 스폰서형 리츠였다. 1년째 리츠 상장이 공백 상태인 셈이다.
신한리츠운용, 대신자산신탁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나 해외자산을 기초로 삼는 상품인 만큼 주관사를 구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상장리츠의 수도 적다. 미국은 200개가 넘고, 일본과 싱가포르도 각각 61개, 40개에 이른다. 리츠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2개가 상장됐지만 다 합쳐도 12개에 불과하다.
상장리츠에 주어지는 별다른 혜택도 없다. 차별화된 인센티브가 적용되지 않는 데다 자산 구성, 공시 의무 등이 비교적 엄격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 펀드나 사모리츠 등이 공모·상장 형태로 전환할 동기도 부족하다.
한 리츠운용사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들어올 수 있도록 시장 문턱을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공모·상장리츠 등이 다수 등장해 선택권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사들도 나름의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7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5980억원어치 주문(990억원어치 발행)을 받은 SK리츠는 다음달 추가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대출 차환에 따른 재무안정성 확보가 목적이다.
제이알(JR)투자운용은 자금조달 창구 다양화 차원에서 지난달 초 정기주주총회에서 보통주 이외에 메자닌, 종류주(우선주 등)를 발행 대상에 추가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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