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브라질 엠브라에르, 보잉·에어버스 대형 항공기 시장 도전

[파이낸셜뉴스]
브라질 엠브라에르, 보잉·에어버스 대형 항공기 시장 도전
영국 브리티시항공 소속 엠브라에르 ERJ-190SR 여객기가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시티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브라질 항공기 제작 업체 엠브라에르는 현재 보잉과 에어버스가 장악한 대형 항공기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뉴스1


브라질 항공기 제작 업체 엠브라에르가 보잉, 에어버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에어버스, 보잉이 장악하고 있는 대형 항공기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방안 마련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아직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엠브라에르가 보잉 737 여객기 규모의 항공기 제작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엠브라에르가 단일 복도식 항공기나 장거리 개인 제트기 등 보잉과 에어버스가 장악한 대형기 시장에 도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엠브라에르는 내년 말까지 관련 방안을 마련해 이사회에 이를 제출할 계획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엠브라에르는 내부 검토 결과 737맥스 제트기 같은 차세대 단일 복도식 항공기 개발을 위한 기술 노하우와 제조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 엠브라에르는 단거리 중소형급 여객기, 개인 제트기를 주로 만든다.

엠브라에르는 그러나 보잉 737맥스, 에어버스 A320과 견줄 대형 항공기 제작에 무게를 싣기 시작했다.

아직 엠브라에르가 이 계획에 착수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새 항공기 개발에는 수백억달러가 들고, 개념 확립부터 취역까지 10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개발된 항공기가 시장에 선뵈지도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도 있다.

세계 최대 항공기 임재 업체 가운데 한 곳인 에어캡 최고경영자(CEO) 거스 켈리는 2030년대 중후반까지는 엠브라에르의 새 대형 항공기가 출현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켈리는 엠브라에르가 개발을 결정한다고 해도 앞으로 15년 안에는 실물이 시장에 나오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엠브라에르는 한국과 튀르키예, 인도 제조업체들과 기술협력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 등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협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특히 보잉 737맥스가 1월 항공기 문짝이 비행 중 뜯겨 나가는 등 고전하자 시장 도전 의지를 굳히고 있다고 전했다.

보잉은 수십 년 된 737 계열 항공기 후속 주자 개발계획을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에어버스도 A320 후속 모델 개발에 미온적이다.

한편 엠브라에르는 보잉과 악연도 있다.

4년 전 보잉이 엠브라에르의 개인제트기 사업 부문을 4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가 돌연 이 계획을 엎은 적이 있다.

엠브라에르는 보잉이 당시 인수 계획을 뒤집자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중재를 요청했고, 그 결과를 아직 기다리는 중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