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특별법 여야 합의 처리에 대한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유가족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이태원 특별법이 본회의에서 표결된 직후인 오후 3시 30분께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의 진실 규명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유가족들을 비롯해 남인순·용혜인·장혜영 의원 등 야당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지난 1년 6개월 동안 유가족들이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삼보일배를 하고, 한겨울 눈밭에서 오체투지를 하며 오직 진상 규명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호소했다"며 "오늘 이 결과가 우리들만의 힘은 아니고 공감해 준 야당 의원들, 시민들의 힘이 없었으면 이런 결과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진상 규명을 위한 길이 결코 수월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조위가 꾸려지고 참된 조사를 통해 참사의 모든 원인을 규명해주길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민대책회의는 "이번 합의가 아쉬운 점도 있지만 독립적인 진상기구를 구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의도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특별법을 정부 이송 즉시 공포하고 특조위 구성에 신속히 착수, 정부와 국회가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지난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핼러윈 축제 압사 사고 재조사를 위해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구성하는 내용이 골자로 한다.
야당이 지난 1월 단독 처리했던 이태원 특별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재표결을 앞두고 있었으나,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회담 이후 여야가 합의를 이뤄 수정안을 마련해 참사 발생 552일 만에 통과됐다.
수정안에는 기존 이태원 특별법에 명시된 특조위의 직권 조사 권한 및 압수수색 영장 청구 의뢰권 조항이 삭제됐다.
총 9명으로 구성될 특조위의 최장 활동 기간은 1년 3개월이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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