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서 제27차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개최
CMIM 재원구조 '납입자본'으로 개편·신규 대출프로그램 도입
최상목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에 공동 대응하는 무형 자산"
이창용 "아시아 국가들의 인슈어런스, 효과적으로 개선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일(현지시간) 조시아 트빌리시 풀만호텔에서 열린 'ASEAN+3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하는 모습. 기획재정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트빌리시(조지아)=김동찬 기자】한중일·아세안 12개국이 다자간 통화스와프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다자화(CMIM)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납입자본 방식(paid-in capital)으로 기금을 마련 하는 것에 대한 이점에 합의했다. 팬데믹, 자연재해 등 긴급한 외부충격에 대응하는 신규 대출 프로그램(RFF)도 CMIM 도입 10년 만에 신설됐다. 공여 통화도 미국 달려화에서 엔·위안화 등으로 확대해 지원키로 했다.
한은과 기재부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열린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여해 이같은 역내 금융안정망 강화방안에 합의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과 공동의장국으로 참여한 라오스 인민민주공화국의 산티파브 폼비하네 재무부 장관과 분루아 신사이보라봉 중앙은행 총재도 참석했다.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 (AMRO) 소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 아세안사무국 사무차장 및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도 동석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CMIM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신규 대출프로그램의 도입을 최종 승인했다. 약정을 넘어서 평시에도 긴급 상황 시 지원이 가능한 '납입자본' 방식으로 재원구조를 개편해 금융안전망을 강화한 셈이다. 역내 금융안전망인 CMIM는 2400억달러 규모의 아세안+3 국가 간 통화스왑이다. 위기 시 약정에 따라 각국에서 통화스와프 자금을 조달해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회원국들 역시 세계와 역내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역내 금융안전망 강화의 중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또 CMIM이 도입된 2014년 이후 10년 만에 RFF이 신설되면서 향후 회원국들은 팬데믹이나 자연재해 등 갑작스러운 외부 충격이 있는 경우 자금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또 신속 금융프로그램에 사용되는 통화도 엔·위안화 등 '적격 자유 교환성 통화(FUC)'까지 확대했다.
최 부총리는 "오늘 회의에서는 역내 경제가 견조한 내수와 함께 최근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펜데믹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한다는 데 모두 공감했다"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나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을 위해 아세안 +3의 대응이 중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아시아 지역의 금융안전망인 CMIM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접근성과 작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CMIM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재원구조를 납입자본 방식으로 바꾸고 10년만에 RFF를 최종 승인했다. 오늘 회의 과정을 통해 아세안+3간의 강한 신뢰와 협력 정신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도 CMIM의 재원조달 구조개선을 두고 "인슈어런스를 효과적으로 바꿔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MIM가 시작된 지 10년 동안 별다른 지원 사례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는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CMIM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던 배경에 대해 "2010년 이후에는 펜데믹을 빼놓고 큰 충격이 없었으나 아세안+3는 펜데믹에도 큰 위기가 없었다"며 "1997년 위기 이후 아시아 국가들이 돈을 빌리는 걸 가급적으로는 자제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회원국들은 올해 중으로 협정문 개정을 완료하고 내년 장관회의시 신속 금융프로그램을 정식 출범하기로 했다. 재원구조 재편에 대해서도 다양한 모델에 대한 장단점을 분석하고 내년까지 구체적인 모델을 정할 예정이다.
한편 회원국들은 반도체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 회복과 더불어 내수시장이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올해 4.5% 성장을, 내년 4.2% 성장을 예상했다. 아세안+3 경제는 양호한 성장률을 달성하고, 물가도 지속 완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지정학적 긴장 고조 뿐만 아니라,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위험 요인이라는 점에도 공감했다.
회원국들은 현재의 긍정적인 전망이 미래 대비 정책여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 긴축적 통화정책 유지, 성장잠재력 제고가 필요다는 점에 공감했다. 또한, 개방적이고, 자유롭고, 공정한 규칙을 기반으로 하는 다자간 무역 체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내년 제29차 아세안+3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는 이탈리아 밀란에서 중국과 말레이시아 주재로 개최된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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