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뉴스1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표결에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일명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놓고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김웅 의원의 상반된 행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후보 시절부터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인터뷰를 통해 찬성 의견을 밝혀왔으나 막상 국회 표결 당시에는 당론에 따라 투표를 거부했다. 반면 검사 출신 김웅 의원은 수사의 최종 목표가 검사 출신 대통령에게 향할 수 있음에도 국민의힘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다.
안철수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약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다시 투표할 일이 생긴다면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한다는 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자식 둔 아버지로서 나의 정치적 유불리보다는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길이 무엇인지만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지난 2일 단독 처리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고, 오는 28일 국회에서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에 앞서서도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 의견을 밝혀 온 안철수 의원이 국회 표결 당시 국민의힘 당론에 따라 투표를 거부한 것은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이라는 비판의 시각이 있었다. 안 의원은 지난 2일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과 함께 채상병 특검법 표결에 불참한 것에 대해선 일방적인 의사일정 변경을 통한 야당의 강행 처리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본회의장을 퇴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6선 조경태 의원도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먼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으나 표결 당일에는 안 의원과 함께 불참했다.
정치권 등에서는 채상병 특검법 표결 투표 거부에 대해 여권 내에서도 다양한 목소리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 22대 국회의원에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인사 등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아직까지는 눈치를 보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21대 현역으로 22대 국회 낙선 의원의 경우 용산의 의중에 따라 새로운 자리를 받을 수도 있어 소신 투표가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검사출신 국민의힘 의원인 김웅 의원은 표결 당시 여당에서는 유일하게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졌다. 일각에서는 김웅 의원이 정치권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리고 소신 투표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 조직의 경우 '검사동일체 원칙(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상명하복을 철저히 따르는 것)'에 따르는 것이 관행인데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에게도 반기를 드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김웅 의원은 "대통령 때문에 당을 이렇게 갈아 넣어서야 되겠나"라며 "3년 임기가 끝나면 국민의힘은 그냥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이 살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도 "집으로 가는 길 낙락장송도 처음은 씨앗이었다"라는 글을 남겼다.
가지가 길게 늘어진 키 큰 소나무도 처음엔 씨앗부터 시작된다는 말로 채상병 특검법의 국회 표결이 향후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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