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4 FIND 강연자 인터뷰
나카조라 마나 BNP파리바증권 글로벌마켓본부 부회장
BOJ 완화적 통화 정책으로 '엔저' 당분간 지속 전망
대기업이 견인하는 日 증시 거품 아냐...투자 유망
GX 기술 투자로 '잃어버린 30년' 넘어 도약 가능
파이낸셜뉴스가 4월 24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개최한 2024 FIND·25회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나카조라 마나 BNP파리바증권 글로벌마켓본부 부회장이 강연 후 별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금과 같은 엔화 약세는 일본 기업 수익성에 호재이기 때문에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록적인 활황을 이어가는 일본 증시는 시가총액이 큰 대기업이 이끌고 있기 때문에 거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안정적인 투자처로 미국 주식이나 채권에 집중하는 게 좋지만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일본 시장도 주목해 볼 수 있다."
나카조라 마나 BNP파리바증권 글로벌마켓본부 부회장(사진)은 지난 4월 24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일본 정부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완화적 통화 정책을 이어가고, 외부 자본이 꾸준히 유입된다면 당분간 일본 주식 투자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증시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미국 주식이나 채권 투자가 수익률 측면에서 1순위이지만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기' 위해서 연내 4만5000선 전망까지 나오는 일본 주식 시장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에서 도약하기 위해 녹색 전환(Green Transaction·GX) 등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겠다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르면 오는 2025년 주가 하락 리스크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매도 시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마나 부회장과 일문일답.
―엔·달러 환율 전망과 일본 통화 정책 전망은 어떻게 보나.
▲현재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화 약세는 일본 기업 수익성에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에 지속될 것 같다. 국가적으로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가만히 두고 보고 있는 것 같다. 엔·달러 환율이 160엔까지 떨어진다면 정부가 개입을 고려할 텐데 이 때 중요한 점은 주요국 공동 개입은 괜찮지만 일본의 단독 개입은 좋지 않다는 점이다. 이전에도 일본 정부가 환율에 단독 개입했다가 하루 만에 1조9000억엔을 날리고 다음날 환율이 되돌아온 적이 있다. 지금으로선 미국 경제 상황이 굉장히 좋은데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일본 증시에 대해서 거품이 끼었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현재 일본 증시는 기록적인 활황을 이어가고 있다. 연내 4만5000선까지 도달할 거라고 보는데 여기에는 엔저 현상과 수요와 공급이라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계속해서 외부 자금이 유입된다면 일본 주가는 유지될 것이다. 거품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일본 증시를 이끄는 것은 대부분 시가총액이 큰 대기업이기 때문이다. 일본 증시에 거품이 끼었더라면 시가총액이 낮은 기업이 더 많이 들어와야 한다. 하지만 차트에서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 지수(RTY, TSEMOTHER)를 시가총액이 큰 기업 지수(NDX, NKY)로 나눠보면 그래프가 하향 곡선을 그린다. 시총이 낮은 기업이 낮아지고 있거나 시총이 높은 기업이 높아지고 있다는 말이다.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을 수도 있다. 또 일본 증시에서 국내 내수 관련 주가 정도만 상황이 좋지 않고 반도체 같은 경우는 수요가 꾸준하다. 내수 관련 주가를 계속 진작시킨다면 버블이 낄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일본 증시는 4만5000선을 상회하며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최근 주가 부양을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라고 명명하진 않았지만 일본에서도 유사한 행동을 정부가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임금 인상을 지원하고 GX에 필요한 여러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TSE)도 일본 기업에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일본 대부분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0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잘만 된다면 일본 증시에는 더할 나위 없이 호재가 되겠다.
―일본 반도체 산업은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나.
▲일본에는 반도체 기술 말고 이 생산·공급 과정에서 여러 기술이 발달해 있다. 반도체 생산을 위해 필요한 반도체 설비·장비·기술 등이 그 예다. 이를 포함한다면 앞으로 일본 반도체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완전히 끝나고 재도약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물론 일본 젊은 세대는 일본 과거 유산에 대해 좋지 않게 본다. 그렇기 때문에 병폐를 계속해서 고쳐 나가는 상황이다. 관건은 지금부터 우리가 어디에 투자하느냐다. GX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 일본 기술은 페이스북처럼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없지만 기존 가지고 있던 것을 개선하는 능력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석유나 석탄을 사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일본 GX 기술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면 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겠다. 이를 통해 일본이 이익을 창출하고 여러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 경제가 너무 호황이라서 이를 회의적으로 보는 입장이다. 곧 미국 금리가 내려갈 거고 일본 중앙은행(BOJ)이 따라서 금리를 올린다면 미·일 금리차가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일본 환율도 내릴 것이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미국을 주목하되 기초 체력이 더 튼튼한 섹터에 집중해야 한다. 펀더멘탈이 튼튼한지 확인하고 다음엔 이를 안정화해서 끌고 갈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일본 주식시장은 단기 투자에 좋다. 일본 증시가 4만5000선까지 기록을 경신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이런 리스크가 올 것이기 때문에 언제 빠질지 꼭 파악해야 한다. 투자 섹터로는 GX 관련 수소차라든지 수소 연료 전지차 등의 섹터를 고려하는 게 좋겠다.
―주가 하락 리스크가 곧 온다고 했는데 어떤 변수 때문인지.
▲가까운 미래라고 했을 때 2024년은 아닐 것이고 2025년일 수는 있다고 본다. 어떻게 2025년을 대비하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가장 큰 요인은 미국이다. 특히 미국 소비자물가 상황이 좋은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사견이지만 선구매 후결제(BNPL) 시스템이 도입되고 이런 지연이 통계에 반영되면서 소비자 현황이 좋아진 게 아닐까 한다. 코로나19 이후 2025년까지 대출 만기가 연장되기도 했고 이런 것들이 추후에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다. 소수 견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다음 리스크를 대비할 수 있다.
―리스크를 감안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준비한다면.
▲수익을 내고 싶다면 안정적인 미국에 집중하는 게 현재로서는 맞다. 주식도 좋고 채권도 괜찮다. 특히 미국 국채 평균 수익률은 2.5%나 된다.
다만 포트폴리오를 미국에만 집중하다 보면 그에 따른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일본도 괜찮은 시장이다. 현재 4만5000선이고 앞으로 주가 부양이 더 진행될 텐데 일본이라는 시장에 주목해 보는 것도 리스크를 피하는 방법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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