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도의 대중 견제의 공동 보조 흔들고, 전략적 활동 공간 확대 얻을 지 주목
지난해 4월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광둥성 광저우의 정부 국빈관을 산책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일정의 프랑스·세르비아·헝가리 등 유럽 3개국에 대한 국빈 방문을 5일 시작했다. 최근 중국에 대한 서방의 견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세 나라는 중국과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보이고 있어 중국의 전략적 활동 공간 확대를 가져올 수 있을 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중국중앙TV(CCTV)는 이날 시 주석이 부인 펑리위안 여사,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외교 사령탑인 왕이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과 함께 중국 베이징에서 전용기로 첫 방문지 프랑스를 향해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차이치 주임은 시 주석의 비서실장 격으로 경찰 및 공안라인의 수장이다. 공식 서열은 5위이지만 영향력 면에서는 리창 총리를 넘어선다는 소문도 있다.
시 주석의 유럽 방문은 이탈리아, 모나코, 프랑스 등 3개국 방문에 나섰던 2019년 3월 이후 5년 여 만이다.
시 주석은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열고 중국·프랑스 및 중국·EU 관계와 국제·지역 이슈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또 마크롱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3자 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이들 세 사람은 1년 전인 지난해 4월 베이징에서 만난 바 있다. 중국이 전기차·태양광 패널·풍력터빈 등 중국산 제품에 대한 덤핑 조사 등 무역 갈등으로 EU와 잇따라 마찰을 빚고 있는 만큼, 3자 회담에선 무역 쟁점이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 문제 및 간첩 사건 등 안보 이슈도 협의될 예정이다.
시 주석은 7일에는 세르비아를 방문한다. 중국대사관 피폭 25주년인 5월 7일에 맞춰 방문일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코소보 전쟁 당시인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를 폭격하는 과정에서 중국대사관이 피해를 입어 중국 기자 3명이 사망한 바 있다.
시 주석의 마지막 방문지 헝가리는 EU와 나토 회원국이지만 현 오르반 빅토르 정부가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헝가리는 EU 회원국 가운데 가장 먼저 중국과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오르반 총리는 지난해 10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EU 회원국 정상 중 유일하게 참석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은 "프랑스·세르비아·헝가리는 미중 전략 경쟁과 서방 진영의 대중국 견제 강화 움직임 속에서도 중국과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국가로 꼽히는 만큼, 시 주석의 순방지 선정은 미국 주도의 '중국 제재 연대'에 균열을 내려는 행보"라고 보도하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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