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현지화 통해 대응한다면 중국은 여전히 기회의 땅"[中 최대 무역전시회 '캔톤 페어']

김주철 코트라 광저우 무역관장

"현지화 통해 대응한다면 중국은 여전히 기회의 땅"[中 최대 무역전시회 '캔톤 페어']
김주철 코트라 광저우 무역관장

【파이낸셜뉴스 광저우=이석우 특파원】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중국 사업 환경과 여건은 나빠졌지만 현지화 등을 통해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김주철 코트라 중국 광저우무역관장(사진)이 중국 진출을 고민하는 국내 기업들에 던진 조언이다.

5일 중국 광저우 캔톤 페어(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 현장에서 만난 김 관장은 "중국에서 기업 하기 어렵다는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관장은 상하이·칭다오·창사 무역관에서 15년 가까이 근무한 코트라의 대표적인 중국통이다.

김 관장은 "낮은 생산원가를 보고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에는 맞는 말"이라면서 "그러나 중국 내수시장을 보고 투자한 기업들은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도 기회를 찾고 계속 발전하고 있다. '이 업종이 아직 중국에서 가능해?' 하는데 여전히 선전하는 기업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면 노동집약형인 봉제인형업은 좋은 실적을 유지하는 우리 기업들도 있다"면서 "광둥성 둥관에 위치한 홍신완구는 미국의 세계 최대 완구업체 타이(ty)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 등으로 이전한 대부분의 봉제기업과 달리 이 업체가 아직 광저우 둥관에 버티고 있는 이유는 대규모 주문에 대응 가능한 곳은 중국뿐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현지 기업들을 공략해 성공한 사례를 묻자 김 관장은 광저우와 인접한 포산에 위치한 철판 가공기업 P사를 예로 들었다.

그는 "P사는 당초 광저우의 일본 자동차 3사인 도요타·혼다·닛산의 차량 문에 사용하는 특수철판을 가공해 공급해 왔다"면서 "중국 진출 후 이들 일본 차 3사에 대한 판매호조로 매출이 계속 늘다가 2021년 중국산 전기자동차(EV)의 급부상과 함께 일본 차 3사의 매출 하락으로 매출도 급감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P사는 광둥성이 본사인 비야디(BYD)에 공을 들였고, 결국 2023년 말에는 BYD에 대한 매출이 기존의 일본 차 3사를 합친 매출액의 기록을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중국 현지 업체들의 성장과 함께 동반성장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면서 현지 상황에 대한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 등 현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관장은 "중국 시장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 달라졌을 뿐"이라며 "시장이 달라졌으면 우리도 방향과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현지 기업의 부상과 발전을 더욱 눈여겨보고 그에 맞게 그들의 수요와 변화에 대응한다면 중국 시장은 다시 우리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