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서 문화스포츠부 기자
국내 여행업계가 모처럼 들뜬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의 골든위크와 중국 노동절 등을 계기로 외래관광객이 더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는 데다 유명 지역축제와 숙박·쇼핑·레저 등 관련 서비스 기업들의 홍보마케팅이 집중되면서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기 때문이다. 요즘 광화문과 홍대, 성수 등 서울의 관광거점과 수도권 지하철이 아시아권은 물론 구미주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정부가 내세운 올해 관광산업 목표는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유치, 관광수입 245억달러 달성이다. 올해 1·4분기 외래관광객은 총 340만여명으로, 코로나19 이후 분기 단위 최대 규모(88.6% 회복률)를 기록했지만 첫번째 정부 목표치의 17%에만 도달했다. 오는 7~8월 여름성수기와 추석, 연말 실적이 좋아 각각의 목표를 최종 달성한다 해도 관광수지를 들여다봐야만 종합적인 성과를 판단할 수 있다.
지난해 방한객은 1103만명으로 2019년의 63%를 회복했다. 하지만 동시에 2272만명의 국민이 여행을 목적으로 해외로 빠져나갔다. 엔데믹 이후 지속되는 경기불황에 가계소비 여력이 감소했음에도 지난해 국민 해외관광객은 2019년의 79%, 올해 1·4분기에는 94%의 회복률을 보였다. 1·4분기 국민 해외관광객수(742만명) 역시 외래관광객수 대비 2배가량 많았다. 팬데믹 기간 참아왔던 해외여행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보복성 심리도 영향을 끼쳤다.
반면 지난해 관광수지는 98억5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2017년(-147억달러)과 2018년(-131억달러), 2007년(-109억달러)에 이어 네번째로 적자 규모가 컸다. 국가 간 갈등이나 글로벌 경제위기, 홍수·지진 등 자연재해, 질병 등 다양한 요소가 관광산업의 변수로 작용하지만 그럼에도 2001년부터 23년간 이어진 적자구조를 충분히 설명하진 못한다.
특정 산업의 수지타산이 맞으려면 수입(매출)을 늘리거나 지출(비용)을 줄여야 하는데, 여행은 개인의 자유이니 관광수입을 급격하게 늘려야 흑자전환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선 관광콘텐츠 공급량과 수요, 관광객 소비지출 규모가 모두 높아야 한다. 정부와 민간기업이 손잡고 K컬처 모든 분야의 상품을 개발하고 지역관광 활성화에 힘쓰는 동안에도 국민들은 여전히 해외에서 많은 돈을 쓴다. 관광수입만으로 먹고살 정도의 '관광대국'으로 나아가는 길은 희망찬 슬로건 아래 플러스 숫자로 뒷받침돼야 한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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