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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의 검찰, 전자지갑 복구해 범죄자산 압류

76억원 상당 이더리움 몰수 요청
개인지갑 내 코인 압류 '첫 사례'

검찰이 피고인의 범죄수익금을 환수하기 위해 가상자산(코인)을 보관하는 '개인지갑'을 복구해 76억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압류했다. 개인지갑 내 코인을 압류한 첫 사례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범죄수사부(김영미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법(사기·배임·횡령) 등 혐의를 받는 A씨(50)가 숨겨둔 범죄수익금인 이더리움 1796개를 지난 1일 압류했다고 6일 밝혔다.

프로그래머인 A씨는 B 회사가 코인거래소 운영을 위해 구입한 이더리움 1796개를 보관하던 중 2019년 6월 자신의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한 혐의(배임)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다만 전자지갑을 복구하기 위한 비밀복구구문(니모닉코드)를 분실했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해당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A씨가 전자지갑의 비밀복구구문을 은닉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전부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비밀복구구문을 확보하지 못해 이더리움을 몰수할 수 없다고 보고 판결 당시 시가를 반영해 53억여원 추징을 선고했다. 현재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A씨의 재산으로는 수십억원의 추징이 어렵다고 보고 압수물 및 기록을 재검토했다. 수사 당시 복구를 시도한 소프트웨어 대신 다른 소프트웨어로 다시 복구를 시도했으나 자동 복구가 안되자 수동으로 계정을 복구해 8번째 전자지갑에 숨겨진 이더리움을 발견했다.


검찰은 은닉이 용이하고 시세 변동이 큰 가상자산의 특징을 고려해 전국 최초로 개인지갑에 보관 중인 이더리움을 동부지검 명의 지갑계정으로 이전받아 압류하고, 대법원에도 몰수 선고를 요청했다. 검찰은 사기 범행의 피해자인 투자자 156명에게 이더리움을 환부해 피해를 회복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범죄를 통해 취득한 가상자산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환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