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물질 낮추는 제염 착수
국내 원전 해체기술 고도화 박차
7일 오후 부산 기장군 해안가에서 국내 최초로 원전 해체 작업이 시작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초의 원전 해체 작업이 첫걸음을 내디뎠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6일 국내 최초로 고리1호기의 '제염' 작업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제염은 원전에 있는 방사성 물질을 화학약품으로 제거하는 작업이다. 해체 작업자의 피폭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해체를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한수원은 방사성 물질을 3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계통 제염이 완료되면 발전소 건물을 실제로 철거할 준비가 됐다는 의미다.
제염 이후에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해체 승인'이 내려지기 때문에 사전절차에 해당하지만 기술적 공정에서는 꼭 필요한 절차로 해체의 '첫 단계'로 볼 수 있다. 원안위 해체 승인이 내려지면 고리1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가 반출되고, 비방사성 구조물부터 방사성 구조물 순으로 건물이 철거되고 마지막에는 원전 부지가 나대지로 복원되며 해체 작업이 완료된다.
통상 해외의 경우 원전 해체 승인 이후 부지 복원까지 7∼8년 정도면 완료가 된다. 고리1호기의 경우 사용 후 핵연료 임시 저장소 건립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부지 복원까지의 기간을 구체적으로 예상키 어렵다.
이번 제염 작업에는 국내 기술진이 개발한 국산 기술과 장비가 사용된다.
한수원은 이번 경험을 활용해 국내 해체 기술의 실증과 고도화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원전 해체 산업을 육성하면 글로벌 원전 해체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건설과 운영에 이어 해체에 이르기까지 원자력 산업 전주기 완성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됐다"면서 "고리1호기 해체 작업을 통해 해체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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