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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귀' 생긴 尹대통령..소통으로 여소야대 돌파 [민심 청취 통로 넓히는 尹대통령]

비서실장·정무수석 교체 이어
민정수석 부활·민생특보 가동
민심 청취해 국정운영에 반영

'4개의 귀' 생긴 尹대통령..소통으로 여소야대 돌파 [민심 청취 통로 넓히는 尹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임 민정수석으로 내정한 김주현 전 법무차관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출입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총선 참패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소통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먼저 영수회담을 제안해 성사시킨 게 대표적이다. 그에 맞춘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대통령비서실장·정무수석을 교체한 데 이어 민정수석을 부활시켰다. 대통령 민생특별보좌관(민생특보)도 이달부터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에게 민심을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4개의 귀'가 생긴 셈이다.

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김주현 신임 민정수석 내정을 직접 소개했다. 민정수석실은 윤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설치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조직이다. 역대 정권이 사정기관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해왔던 폐해를 방지하겠다는 이유다. 자신의 약속을 쉽게 번복하지 않는 윤 대통령이 전격 민정수석을 부활시키며 밝힌 이유는 민심청취 강화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면 민정수석실을 설치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했는데 민심청취 기능이 너무 취약해 취임 이후부터 언론 사설부터 주변 조언 등을 많이 받았다"며 과거 김대중 대통령도 역기능 우려로 법무비서관만 뒀다가 취임 2년 만에 민정수석실을 복원한 것을 거론했다.

이번 민정수석 신설을 끝으로 윤 대통령의 민심청취를 위한 '새로운 통로들'이 완비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기존 정무·시민사회수석실이 제 기능을 하도록 보완하고, 민생특보와 함께 민정수석실을 둬 보강했다는 것이다.

먼저 윤 대통령 취임 때부터 자리 잡아온 정무수석실과 시민사회수석실은 각각 국회와 각종 단체들을 상대한다.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내 여소야대 국회를 맞닥뜨려야 하고, 보수정권 특성상 시민단체들과의 관계가 녹록지 않다. 그 때문에 이들을 상대하는 정무·시민사회수석실의 책임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두 수석실이 결국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게 대통령실 내부평가다.

정무수석실은 결과적으로 야권의 입법독주와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가 반복되는 사태, 또 총선 과정에서 드러난 당정갈등을 막지 못한 것으로 지적된다. 시민사회수석실의 경우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하면서 강승규·황상무 전 수석이 각기 사전 선거운동과 특정 언론 협박 논란에 휩싸여 오히려 악재를 일으켰다는 비판이다. 현재도 수석이 공석이라 여전히 제 기능을 하진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은 민심청취 기능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인사·조직 개편에 나섰다는 게 대통령실의 전언이다. 가장 대표적인 조치는 대통령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이 모두 국회의원 출신인 정진석 실장, 홍철호 수석으로 교체된 것이다. 직전 이관섭 실장은 관료 출신, 한오섭 수석은 국회 경험이 거의 전무했다.

시민사회수석실과 민생특보는 협력해 민심 청취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주기환 특보가 임명된 건 지난 3월 22일, 황상무 전 수석의 자진사퇴 이틀 후다. 주 특보는 임명받은 직후에는 총선 기간이라 후보자 독려 등 활동을 했고, 총선이 끝나자 정부서울청사에 자리를 잡고 조직을 정비해 이달부터 본격 활동에 나섰다.

민생특보의 임무는 '바닥민심'을 파악하고, 민생토론회 후속조치로 필요한 것을 확인해 윤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것이다. 직능부터 종교까지 다양한 단체들과 소통을 도맡는 시민사회수석실과는 협력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대통령실 민심청취 기능 강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게 바로 사정기관을 상대하는 민정수석실의 부활이다. 기존 법률·공직기강비서관이 각기 취합하던 사정기관 정보를 민정수석 지휘 아래 한데 모아 더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정무기능을 시스템적으로 보완하지 못하면 여당의 의석수와 관계없이 국정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부 판단"이라며 "민생특보가 시민사회수석실과 함께 바닥민심부터 시민단체들까지 청취하고, 정무수석과 민정수석은 각기 국회와 사정기관을 상대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