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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강동훈 대표, 하나금융 1등 'DNA' 심는다

하나F&I, 유암코 제치고 8038억 NPL 매입 1위 올 운용자산 3兆 목표..회사채 수요예측도 홈런

[fn마켓워치]강동훈 대표, 하나금융 1등 'DNA' 심는다
강동훈 하나에프앤아이 대표

[파이낸셜뉴스] 하나에프앤아이(하나F&I)를 이끄는 강동훈 대표가 하나금융 내 1등 'DNA'를 심고 있다. '절대 강자'로 불리는 유암코(연합자산관리)를 제치고 부실채권(NPL) 투자 1위로 올라서면서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을 목표로 한 후 행보다. 하나금융그룹의 하나은행은 2023년 연간 순이익 3조4766억원으로 4대 시중은행 1위로 올라선 바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F&I는 최근 채권원금에 해당하는 미상환 원금잔액(OPB) 기준 약 3873억원 규모 산업은행 NPL 매입에 성공했다. 올해 누적 기준 8038억원으로 유암코 7375억원을 제치고 1위다. 하나F&I의 산은 NPL 실제 투자금액은 약 1500억원으로 담보가치를 초과하는 자산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채권이 대부분이지만 업사이드(추가 이익)를 낼 수 있는 부분을 보고 공략했다는 시각이다.

211억원 규모 전북은행 NPL은 유찰됐다. 이에 올해 NPL 매입 규모는 하나F&I, 유암코에 이어 대신F&I 3080억원, 우리금융F&I 2067억원, 키움F&I 1147억원 순이다. NPL은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주고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화 대출채권을 의미한다.

하나F&I는 2020년 상반기 은행권 NPL 매각에서 약 7000억원어치를 매입,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2023년 1·4분기에는 7111억원어치 물량 가운데 4981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시장점유율로 치면 70.04%에 해당한다. 2023년에는 1조53억원어치를 매입, 창사이래 처음으로 NPL 1조 클럽에 가입키도 했다. 2023년 말 투자자산 규모는 2조2317억원으로 2022년 1조1606억원 대비 92.29% 늘었다. 올해는 운용자산 3조원이 목표다.

2016년 9월부터 자산관리(AM)에 나섰다. 일부 NPL 투자자산에 대한 자체 관리를 통해 다양한 회수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담보 물건 지역에서 동종업계의 매수자를 탐색하거나, 부동산 중개사무소 및 은행을 통한 매수자 추천, 회사 홈페이지 등을 활용 중이다.

2022년부터는 기업구조조정(CR)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하나에프앤아이 내 구조조정 투자 관련 사모펀드(PEF)는 2개다. 2021년 사내 대체투자팀을 CR투자팀으로 명칭을 변경, 전담팀을 구성했다. 2021년 293억원, 2023년 상반기에는 497억원 규모 구조조정 투자를 단행했다.

하나F&I는 1989년 여신전문금융업체인 외환캐피탈이 전신이다. 2013년 말 부실채권 투자회사로 업종을 변경했다. 하나금융지주가 지분 99.7%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힘을 실어주기 위해 2023년 하나F&I에 1496억원을 출자했다.

우량한 회사로 탈바꿈하자 외부 투자자들도 시선이 달라졌다. 2월 1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8930억원이 몰리기도 했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는 하나F&I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였다. 하나F&I 신용등급이 'A' 등급에서 'A+'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부분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강 대표는 2023년에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하나금융그룹 내 존재감을 내보였다. 연임에 성공한 것도 실적이 영향을 미쳤다"며 "그는 1988년 외환은행 입행을 시작으로, 30년 넘게 은행에 근무하면서 금융환경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F&I의 호조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