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중국산 전기차에 물리는 관세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 업체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9월 11일 중국 쑤저우항에 수출용 중국 비야디(BYD) 전기차들이 겹겹이 주차돼 있다. AFP 연합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이 중국 전기차에 물리는 관세를 인상하려는 유럽연합(EU)의 계획에 반기를 들었다.
유럽 자동차들이 중국에서 대대적인 보복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전기차 수입에 관해 조사 중이다. 앞으로 수개월 안에 관세를 올릴 전망이다.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봇물을 이루면서 EU 역내 전기차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팽배해 있다.
그러나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 토마스 셰퍼는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주최한 '미래 자동차 서밋'에서 "관세를 믿지 않는다"면서 "관세는 늘 일종의 보복을 부른다"고 말했다.
중국산 전기차 수입을 규제하기 위해 관세카드를 들이미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셰퍼는 대신 "모두가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독일 명차 메르세데스 벤츠 CEO는 지난 3월 아예 중국 전기차 수입 관세 인하를 촉구했다.
폭스바겐이나 메르세데스 벤츠 모두 중국 사업 비중이 높다.
반면 중국 매출 비중이 작은 미국·이탈리아·프랑스 합작사 스텔란티스와 프랑스 르노는 EU의 관세 인상 방안에 찬성하고 있다. 중국산 수입 전기차가 범람하면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U의 관세 인상을 위한 조사는 당연하게 중국으로부터도 반발을 사고 있다.
중국은 자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것은 덤핑 때문이 아니라 자국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부상한 중국 비야디(BYD) 유럽 부문 책임자는 비야디가 전기차 생산과 관련해 중국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EU는 중국산 수입 전기차에 10% 관세를 물리고 있다. 반면 유럽산 전기차를 중국에 수출할 때에는 15% 관세가 매겨진다.
유럽 자동차 시장을 장악한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내수 물량을 주로 중국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큰 타격이 없다.
수입 관세 인상이 검토되자 중국 업체들도 유럽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방안으로 기울고 있다.
비야디는 지난 1월 헝가리에 전기차 생산 설비를 신축한다는 계획을 확인했다.
한편 폭스바겐은 중국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 자동차 중심에서 전기차로 전화하면서 시장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중국 시장 점유율이 20%에 이르렀지만 전기차 부문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5%도 안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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