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미, 중 제치고 독 최대 교역 상대국 탈환

[파이낸셜뉴스]
미, 중 제치고 독 최대 교역 상대국 탈환
중국이 올 1분기 독일 최대 교역 상대국 자리를 미국에 빼앗긴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2017년 2월 23일 중국 톈진항. 로이터 뉴스1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독일 최대 교역 상대국 자리를 되찾았다.

독일과 중국 간 교역이 증가하면서 독일 최대 교역국이 됐던 중국이 미국의 견제 속에 결국 미국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줬다.

CNBC는 10일(현지시간) 독일과 미국 간 수출입 합계 규모가 올 1~3월 630억유로(약 93조원)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독일과 중국 간 수출입 합계는 600억유로를 밑돌았다.

중국이 한동안 독일의 최대 교역 상대국 자리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1위 자리는 위태로웠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최근 수년 중국과 격차를 좁히면서 중국을 결국 따라잡았다.

ING리서치의 글로벌 거시분석책임자 카스텐 버젠스키는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미국과 중국이 자리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버젠스키는 우선 미국 내 독일 제품 수요가 늘었고, 동시에 독일은 중국과 디커플링 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내수가 둔화되는 한편 중국은 자동차 등 그동안 독일에서 수입하던 재화들을 국내에서 생산하면서 독일 수입을 줄였다고 버젠스키는 설명했다.

베렌버그 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 홀거 슈미딩은 미국이 독일 수출업체들에는 늘 중국보다 큰 시장이었다면서 중국이 언제든 추월당할 위치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슈미딩은 최근 수 년 독일 수출에서 미국 시장 비중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 비중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경제 성장이 주춤하고, 독일 기업들은 보조금을 받는 중국 기업들과 중국 국내에서 경쟁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미국이 독일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 된 것은 독일의 수출이 증가한 것 때문만은 아니다. 독일은 미국 제품 수입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기업들의 의도적인 위험회피 전략에 따라 독일 기업들이 체계적으로 중국 수입 비중을 줄이고 미 수입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독일 경제연구소 이포(Ifo) 설문조사에서도 독일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가 크게 낮아진 점이 확인됐다.

2022년 2월 조사에서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들이 46%에 이르렀지만 올 2월 조사에서는 그 비율이 37%로 떨어졌다.

독일 정부는 중국이 여전히 독일 파트너라면서 디커플링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위험회피에 따른 중국 비중 축소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양국 교역을 위축시키고 있다.

EU와 중국은 서로 상대방의 무역 관행 조사에 착수했다. 위법이 드러나면 관세로 수입을 제한하겠다고 서로 으름장을 놓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