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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요 훈풍‥ 금융연구원 "올해 GDP 성장률 2.5%"

지난해 11월보다 0.4%포인트 상향
반도체 수요 설비투자 증가율 3.7% 높일 것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내수 회복세 미약


반도체 수요 훈풍‥ 금융연구원 "올해 GDP 성장률 2.5%"
2024년 주요 경제지표 전망 자료. 자료=한국금융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한국금융연구원이 올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높였다. 금융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전망에서 0.4%포인트(p) 상향한 것으로, 반도체 위주로 수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도체 수요 회복‥ 수출 개선
한국금융연구원은 12일 발표한 '2024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반기별로 보면 상반기 성장률은 2.9%, 하반기는 2.1%의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요인으로 반도체 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와 설비투자 증가 등을 꼽았다.

총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5.3%로, 지난해 11월 전망치(2.6%)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총수입 증가율 전망치는 3.7%도, 지난해 11월 전망치(2.4%)보다 상향 조정됐다. 연구원은 "올해 우리 경제는 수출 증가에 힘입어 2.5% 수준의 외형적 성장을 보일 것"이라면서 "세계 교역의 회복 속도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됨에도 우리 경제는 반도체 수요 회복의 긍정적 요인으로 수출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반도체 위주의 수출 개선세가 지속하면서 설비투자 증가율을 3.7%로 끌어올리는 선순환 효과를 예상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반등, 고대역폭 메모리 중심 생산설비 확충 수요로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가 성장률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인 것이다.

반면 건설투자는 -2.4%의 역성장을 전망했다. 수주·허가·착공 등 건설투자의 주요 선행지표가 지난 2022년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악화돼고 있는 데다 급격한 금리인상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역전세 문제, 주택시장 조정 등의 구조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연구원은 이같은 선행지표의 부정적 흐름이 올해 실적치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분석했다.

내수 회복세는 약해‥ 소비 완만한 증가
연구원은 고금리,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내수 측면의 회복세는 미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민간 소비 증가율은 1.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2.0%)보다 하향 조정된 것이다.

1·4분기에는 민간 소비가 전 분기보다 0.8% 증가하며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소비 여력이 줄면서 민간 소비는 연중 완만한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대내·외 경제 여건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소비 심리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 2.9%, 하반기 2.4%로 점차 둔화해 연간으로는 2.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하반기에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원자재 가격 불안정, 과실류 등 신선식품 가격 급등세로 다시 3% 내외 수준까지 올랐다.

국고채 3년물 연평균 금리 전망치는 3.4%로 제시됐다.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안정을 확인할 때까지 3% 중반대 금리 수준이 유지되다가, 하반기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강화되면 국내 금리도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연구원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576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355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최근 전반적인 거시경제 흐름을 고려할 때 현재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거시경제환경 조성에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