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환 대한전문병원협회장
18개 분야 109곳 ‘전문병원’ 지정
대학병원 못지않은 전문성 갖춰
전공의실습 등 교육기관 대안 가능
의료개혁서 환자쏠림 해소의 키
윤성환 대한전문병원 협회장 이춘택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이번 의료개혁 과정에서 대학병원 쏠림현상을 해결해야 한다."
윤성환 대한전문병원협회장은 장기화되는 의료 대란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함께 대학병원으로만 환자가 몰리는 것을 개선해야 한다고 12일 이같이 밝혔다.
윤 협회장은 수십년간 지역의료를 담당해 온 의료기관의 병원장이라는 입장과 함께 전국 전문병원을 대표하는 협회장 입장에서 이번 의료 대란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윤 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의대 증원은 해야 한다"면서도 "지금처럼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강대강'으로 부딪치면서 이기느냐 지느냐의 문제로 변질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협회장은 "의대 증원은 지속적으로 조금씩 이루어졌어야 한다"며 "의정협의체 등 건전한 논의 기구를 통해 단계적으로 진행됐어야 한다. 지금처럼 투쟁으로 싸움 분위기가 되면 안 된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윤 협회장은 정부의 이번 의료 개혁에 대해 그동안 지속되어 온 의료계 고질적인 문제인 '대학병원 쏠림현상' 해결과 아직 정착하지 못한 '전문병원'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대학병원의 전공의 이탈로 발생한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전공의 없는 중소 전문병원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경증 환자들까지 유명한 대학병원으로 몰리면서 소외 받아왔지만, 나름 지역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병원들이다.
그는 "의료공백이 커지면서 그동안 대형병원으로의 쏠림현상이 심각한 수준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지만, 아직도 국민들에게 전문병원의 인지도는 부족한 편"이라며 "심장질환, 소아과, 척추관절에 이르기까지 대학병원급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병원은 정부에서 중소병원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시행한 제도로 특정질환이나 진료과목에 특화된 병원을 말하며, 현재 18개 분야에서 109개 병원이 지정돼 있다.
지난 4월 대한전문병원협의회 협회장으로 선출된 윤 협회장은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이춘택병원의 제2대 병원장이다. 지난 1981년 개원한 이춘택병원은 창립자인 고(故) 이춘택 원장으로부터 윤 원장에 이르기까지 무려 43년 동안 지역의료를 책임지고 있다. 국내 최초로 2002년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을 도입한 역사와 명성을 자랑한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순수 국내 기술로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새로운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을 자체 개발하는 등 로봇수술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수준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윤 협회장은 "전문병원은 지정기준이 까다로워 최소한 그 진료 분야에서 만큼은 대학병원 못지않은 전문성과 진료 수준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전문병원에서 전공의에 대한 실습 등 수련 과정을 별도로 운영할 수 있고, 일부 그렇게 하고 있다"며 "의대 증원이 이루어지면 전공의에 대한 일부 교육을 전문병원에서 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병원들이 지역의료를 위해 수십년을 노력해 왔지만, 아직도 환자들의 '대학병원 쏠림현상'으로 그동안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윤 협회장은 "전문병원이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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