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 26명 위촉, 21일 첫 회의
최저임금 1만원 넘을지 주목
돌봄서비스 차등적용도 쟁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첫 회의를 열기도 전부터 파행을 예고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 명단에 노동계가 반대하는 인사를 대거 포함하면서다.
이번 인사를 통해 노동계는 윤석열 정부의 임금인상 억제 기조가 최임위 회의 중 유지될 것이라고 보고 초반 기싸움에 나설 모습이다. 내년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1만원을 넘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업종별 차등 적용에 대한 노사 간 공방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최임위 첫 전원회의가 오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정부는 오는 14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13대 최저임금위원 26명을 이날 위촉했다. 총 27명(공익·근로자·사용자위원 각 9명)의 위원 중 지난 1월에 임기를 시작한 하헌제 최저임금위 상임위원을 제외한 26명이 새로 위촉됐다.
27명의 위원은 21일 첫 회의를 열어 위원장을 선출하고 최저임금 심의를 본격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에 위촉된 공익위원들의 성향이 회의 진행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노사 위원들이 9명 동수이기 때문에 사실상 공익위원들의 성향은 다음해 최저임금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앞서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된 공익위원들은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노동계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이번 공익위원에 위촉된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김기선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의 밑그림을 그린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고용부 상생임금위원회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정부 성향이 짙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 회의에서 노동계는 12대 공익위원 간사를 지낸 권 교수를 두고 미래노동시장연구회를 이끈 점을 들어 "정부에 편향됐다"며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작년 1차 전원회의가 파행됐다.
내년 최저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설지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도 1만원 돌파가 예상됐지만 표결 끝에 인상률이 2.5%로 결정되면서 좌절됐다. 올해 심의에서는 140원(약 1.4%) 이상만 올라도 1만원을 넘는다.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도 쟁점이다. 특히 올해는 돌봄서비스 분야 차등 적용 논란이 한국은행 보고서를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노사간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돌봄 서비스 보고서'에서 국내 돌봄서비스 인력 부족과 비용 부담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외국인 돌봄인력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적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노동계는 새 근로자위원에 최영미 전국연대노조 가사돌봄서비스지부장(한국노총)과 전지현 서비스연맹 돌봄노조 위원장(민주노총) 등 돌봄근로자 2명을 포함시키며 업종별 차등 적용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 시한은 오는 6월27일까지다.
하지만 최임위가 법정시한을 지킨 것은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9차례뿐이다. 다만 최저임금 고시 시한이 매년 8월5일로 정해져 있는 만큼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반드시 심의를 마치고 의결해야 한다. 지난해는 시한을 넘겨 7월19일에 의결한 바 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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