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 특강·채용 상담 "인재 선점"
로봇 전문인력 태부족에 적극 행보
SAIT·SR은 로봇 협력시스템 구축
로봇기업 지분 투자·M&A도 검토
삼성전자가 핵심 개발인력을 로봇 분야에 집중시키는 데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연구개발(R&D) 핵심 인력들을 대거 로봇사업으로 재배치한 데 이어 대외 인재 수혈에도 적극 나서는 행보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내부적으로 미래 기술개발의 투톱인 SAIT(옛 종합기술원)와 삼성리서치(SR)가 로봇 분야에서는 긴밀한 협력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도 파악된다.
■로봇인재 태부족, 삼성 팔 걷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로봇 제조 등을 담당하는 생산기술연구소와 SR 로봇센터의 엔지니어들은 지난 2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대에서 로봇 개발자 특강을 했다. 삼성전자의 로봇 개발자들이 직접 서울대 강연에 나선 건 처음이다. 생산기술연구소는 특강 후 희망자를 대상으로 채용상담도 하는 등 로봇인력 선점 목적이 큰 행사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주요 대학과 손잡고 로봇인재 양성에 적극 나섰다.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로봇공학 교육트랙(SSRT)'을 개설한 데 이어 올 초 서울대에도 해당 과정을 신설했다. 합격자는 △등록금·학비보조금 지원 △해외 로봇 학술대회 및 전시회 참관 △석사학위 취득 시 추가 전형 없이 삼성전자 디바이스부문(DX) 입사 등이 보장된다.
삼성전자가 로봇 분야 인재 확보에 부쩍 신경쓰는 건 전문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로봇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달리 국내 대학·대학원에서 배출되는 로봇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전 세계 로봇시장 규모는 2020년 250억달러(약 33조2000억원)에서 2030년 2600억달러(약 345조3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한국의 지능형로봇 산업에서 부족한 기술인력은 1302명으로 실수요보다 3.6% 적었다. 국내 지능형 로봇산업 인력은 3만4849명으로, 2031년에는 5만711명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됐다.
■로봇사업에 사내 R&D역량도 집중
삼성전자는 로봇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사내 R&D인력도 대거 투입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선행연구를 담당하는 SAIT는 최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연구에 투입했던 개발인력을 '로봇 인텔리전스' 연구로 전환했다. 막대한 투자에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위축되고, 높은 기술 난도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자 자율주행 연구를 전격 포기한 뒤 로봇 연구에 개발역량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SAIT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을 비롯한 미래 로보틱스 연구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로봇 연구의 또 다른 축인 SR 로봇센터도 외부 인력 수혈에 나섰다. 지난해 영입된 미국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매니저 출신 권정현 상무는 현재 SR 로봇센터의 로봇 인텔리전스팀을 총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로봇인재 육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기술 중심 경영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이 회장은 올해 1월 삼성명장 15명과 간담회에서 "기술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미래는 기술인재의 확보와 육성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로봇사업은 이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는 점에서 향후 공격적인 인력 양성과 인재 영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로봇 상용화 시기가 도래하면서 삼성전자가 기술역량 강화에 전방위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며 "향후 레인보우로보틱스처럼 로봇분야 핵심 경쟁력을 지닌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나 인수합병(M&A)도 유력하게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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